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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현명한 사람의 힘인가?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0-01-16 / 조회수 : 1892

무엇이 현명한 사람의 힘인가?

참는 것(인내)이다.

부처님 당시에 베다에 능통한 다나 라는 이름의 바라문이 있었어요. 그가 부처님의 법을 듣고 신심이 나서 출가를 했답니다. 그러나 삭발을 하고 가사를 입은 그날로부터 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한 여인의 환영이 그림자처럼 그를 따라 다녔어요.

그가 탁발을 갈 때마다 사람들은 한 주걱의 음식을 발우에 넣어 주면서 “이것은 스님의 몫입니다.”라고 말하고 또 한 주걱의 음식을 발우에 넣어 주면서 “이것은 스님의 여자 친구 몫입니다.” 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가 탁발을 해서 방으로 들을 갈 때나 숲속에서 좌선을 하고 나올 때나 언제나 그 여인의 환영이 그를 따랐기 때문에 이것을 자주 목격한 젊은 스님들은 그를 ‘꾼다다나’ 라고 불렸습니다. ‘꾼다’는 ‘여자를 잘 유혹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함께 수행하는 비구들은 이런 장면을 목격할 때마다 불선심이 일어나고 불편해졌어요. 그래서 비구들은 기수급고독 장자에게 “장자님, 이 행실 나쁜 비구를 사원에서 쫓아버려 주십시오. 한 비구 때문에 모든 비구들이 욕을 듣고 있습니다.” 라고 말했어요. 그러나 장자는 “부처님께 말씀하십시오. 부처님만이 모든 것을 다 아십니다.”라고 말하면서 거절 했어요.

비구들은 위사카에게 가서 또 그렇게 말했지만 그녀도 장자와 마찬가지로 대답했어요.

뜻을 이룰 수 없었던 비구들은 다시 꼬살라국의 빠세나디 왕를 찾아가서 “대왕이시여, 꾼다다나가 한 여인을 데리고 돌아다니는 바람에 모든 스님들이 욕을 듣고 있습니다. 그를 왕국에서 쫓아내 주십시오.”라고 요청했어요.

이 말은 들은 왕이 군대를 몰고 꾼다다나의 작은 오두막에 도착했습니다. 요란한 소리를 들은 꾼다다나가 오두막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자 역시 여인의 환영이 그의 뒤에 서 있었어요. 이 모습을 본 왕이 꾼다다나를 따라 오두막으로 들어가자 그 환영은 사라졌어요. 어리둥절해진 왕은 방안을 다 뒤져 보았지만 그 환영을 찾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왕은 꾼다다나에게 그 여인이 어디 있는지를 물었어요. 그러나 꾼다다나는 자신도 그녀를 한 번도 본적이 없다고 말했어요. 이것을 이상하게 여긴 왕이 꾼다다나를 밖으로 나오게 하자 그 여인의 환영도 다시 나타났고, 방으로 들어가게 하자 사라지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왕은 그것이 환영임을 알고 꾼다다나에게 “스님, 여인의 환영이 스님을 따라 다니면 누구도 스님께 공양을 올리지 않을 것이니 언제라도 왕궁으로 오십시오. 제가 4가지필수품1)을 올리겠습니다.”라고 초청 했어요.

왕이 돌아가자 비구들은 일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음에 화가 나서 꾼다다나에게 “수행자가 왕의 사생아가 되어 여자나 사귀는 타락한 자”라고 비난 했어요.

그동안 잘 참았던 꾼다다나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너희들이 사생아이고 너희들이 여자와 사귀는 타락한 자들이다!”라고 대들었어요. 비구들이 부처님께 달려가 이 사실을 보고 했답니다.

부처님께서 꾼다다나를 불러 물으셨습니다.

“비구여, 네가 그런 말을 했다는데 사실이냐?”

“부처님이시여, 그렇게 말했습니다.”

“왜 그렇게 말했느냐?”

“스님들이 저에게 그렇게 말했기 때문입니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왜 그렇게 말했느냐?”

“그 뒤에 항상 한 여인이 따라다니는 것을 우리가 보았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꾼다다나를 꾸짖었습니다.

“비구들은 네가 가는 곳마다 한 여인이 따라다니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너에게 그런 말을 했다. 너는 아무 것도 보지 않았으면서 왜 그런 모욕적인 말을 하였느냐? 너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과거생에 네가 삿된 견해를 가지고 저지른 일 때문이다. 그런데도 금생에 또다시 그런 삿된 마음가짐을 가져서야 되겠느냐?”

비구들이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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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음식,의복,주거,약품

 

“부처님이시여, 그러면 그가 과거생에 무슨 불선업을 저질렀습니까?”

모든 것을 아시는 부처님께서 여인의 환영이 나타나게 된 연유를 상세히 말씀해 주셨습니다.

깟사빠 부처님 재세시에 마치 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형제처럼 아주 친하게 지내는 두 비구가 있었는데 디가유 부처님 재세시에도 이들은 절친했습니다. 하루는 포살을 하려고 각자 오두막에서 나와 서로에게 말했습니다.

“포살2)을 하려 함께 포살당(계단戒壇)3)으로 갑시다.”

그 당시 천상에서 태어나 천녀였던 꾼다다나는 두 비구가 형제처럼 너무 가까이 지내자 갑자기 질투심이 생겨서 두 스님을 떼어놓고 싶어졌습니다. 마침 한 비구가 볼일을 보려고 가시덤불속으로 들어가자 천녀가 여인으로 변장을 하고 함께 들어갔다가 그 비구가 덤불에서 나올 때 한 손에는 머리장식을 들고 다른 손에는 속옷을 들고 비구 뒤에 가까이 붙어서 따라 나왔어요. 그 비구에게는 이 여인이 보이지 않았어요.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동료 비구가 그녀를 빤히 쳐다보자 몸을 돌려 사라져 버렸어요.

동료 비구가 그 모습을 보고 비구의 행위를 질책하면서 갈등이 벌어졌습니다. 동료 비구는 화가 나서 포살법회장의 여러 수행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이 사실을 이야기하면서 문제가 된 비구의 포살 참여를 못하게 막았습니다. 일이 커지자 후회하는 마음이 든 천녀가 내려와 진실을 고백했어요. 동료 비구들은 천녀가 공중에 서서 하는 말을 듣고 함께 포살법회를 진행했으나 두 비구는 전처럼 친하게 지내지는 못하였습니다.

이 악업으로 천녀는 아비지옥에 태어나 두 부처님의 기간 동안 고통을 받다가 석가모니 부처님 재세시에 사왓티에 남자로 태어나 비구가 되었어요. 그리고 자신이 저지른 불선업 때문에 그림자처럼 여인의 환영이 따라 다니게 된 것이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잘못된 마음가짐을 버리도록 꾼다다나를 경책하셨습니다.

“다시는 비구들과 대화하지 마라. 깨진 징처럼 소리 내지 말고 묵묵히 인욕하고 열심히 정진해라. 그래야 닙바나를 깨달을 것이다.”

그리고는 아래의 게송을 읊으셨습니다.

가는 말이 거칠면

오는 말도 거칠다.

거친 말은 괴로움의 원인이니

그대에게 되돌아와 상처를 입히리라.(법구경 133번 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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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매 보름마다 비구스님들이 모여 계율을 외우고 계를 범한 비구는 고백하고 참회하는 일.

3) 포살하는 장소

 

 

깨진 징처럼

침묵할 수 있다면

머지않아 닙바나(열반)에 이르러

더 이상 거친 말을 하지 않으리라.(법구경 134번 게송)

불선한 의도는 분노를 일으키고, 분노는 어리석은 행동의 원인이 되며, 이러한 불선행은 결국 악한 업을 만들게 됩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현재의 괴로움이 왜 자신에게 일어나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괴로움의 원인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알고 수행을 통해서 그 업을 바꿀 줄 압니다.

꾼다다나는 고통의 원인을 알고 열심히 수행하여 열반을 성취하고 존경받는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얼마나 참을 수 있을까요?

인생에서 드물게 이유를 알 수 없는 경험을 우리는 하곤 합니다. 이때 그 참 원인을 안다면 결과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만 원인을 모를 때는 결과로부터 자유롭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일이 생기든, 그것이 즐거운 일이든 고통스런 일이든 그것의 원인을 숙고해 보는 습관은 업과 업의 법칙을 아는 지혜를 일어나게 할 것입니다.

만약 도저히 원인을 이해 할 수 없을 때는 “원인 없인 어떤 결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기억하면서 다시 나쁜 원인을 짓지 않도록 주의하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불평, 비난당할 때 다시 타인을 비난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참는 것”입니다. 인내는 현명한 사람의 힘입니다. 우리에게 인내가 없다면 지혜의 힘이 없는 것입니다. 복수하거나 반응하거나 대꾸하는 것은 지혜의 힘이 아닙니다.

우리가 참지 못하고 보복하거나 대꾸하는 것은 또 다른 불선업을 짓는 행위입니다. 그 행위에 대한 결과를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참는 선행은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는 속담처럼 행복한 결과를 일으킬 것이고 참지 못하고 불선행을 행한다면 또 다른 고통스런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 세상은 완벽한 원인과 결과의 구조물이기 때문에 업을 지을 때는 아주 주의해야 하지요!

새해엔 좀 더 현명한 사람, 견딜 수 없는 순간에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지혜를 갖추도록 노력하는 사람, 업과 업의 법칙을 알기 때문에 함부로 생각하지 않고, 함부로 말하지 않고, 함부로 행동하지 않기를 실천 수행하는 날들이 되도록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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