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마당

기본 게시판 내용보기
2009년 2월호 부처님께서 보이신 선정과 지혜수행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09-09-21 / 조회수 : 2195

<부처님께서 보이신 선정과 지혜수행>

-진경스님(봉인사 선원장스님)-

  선정과 지혜수행은 빨리어로는 사마타 위빠사나, 한문으로는 지관(止觀)수행이라 부릅니다.

  선정수행으로 마음을 고요하고 깨끗이 한 후, 통찰지혜로 궁극적 물질과 정신의 실재 그리고 그것의 원인과 결과에 대하여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로 꿰뚫어 보는 수행법입니다. 이 수행법을 통하여 우리는 부처님께서 깨달으셨던 4성제(四聖諦)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즉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엔 많은 수행법들이 있습니다. 모두가 한결같이 행복을 위하여, 자유로와지기 위하여, 깨닫기 위하여, 해탈하기 위하여...등등 표현방식은 다르지만 그 내용면에 있어서는 모두가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함일 것입니다. 이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하여는 과정이라는 길이 필요하고 그 길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이 세상의 많은 스승들, 그리고 그들이 고안해낸 수행법들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그들 각자의 길을 걸어 가고 있습니다. 저는 인류의 위대한 스승이며 삼계의 스승이신 부처님께서 보이신 정확한 이정표를 따라 이 길을 걷는동안, 방법상의 쉬움과 노력한 만큼의 정확한 결과를 느끼며 이 합리적이고 빈틈없는 놀라운 가르침을 실천하기만 한다면 반드시 목적지에 도달할 것임을 신뢰 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나는 고통과 고통의 원인, 그리고 고통의 소멸과 고통의 소멸로 향하는 길을 보였을 뿐이다”라고 오랜 세월 법을 가르치시며 누누이 말씀하셨습니다. 4가지 성스런 진리는 고통이 있다는 진리(고성제苦聖諦),고통의 원인이 있다는 진리(집성제集聖諦),고통의 소멸이 있다는 진리(멸성제滅聖諦),고통의 소멸로 향하는 길이 있다는 진리(도성제道聖諦)입니다. 즉, 5온인 물질과 정신이 고통이고, 이 오온에 집착하는 것이 고통의 원인이고, 물질과 정신의 일시적 정지 또는 소멸이 고통의 소멸이며, 8가지 바른길(8정도)이 고통의 소멸로 향하는 길입니다.

  고성제와 집성제, 멸성제를 알고 보기 위해서는 도성제인 8정도를 수행해야 합니다. 8정도는 계(戒), 정(定), 혜(慧) 삼학(三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계율을 지키는 목적은 몸으로 짓는 업(신업身業)과 입으로 짓는 업(구업口業)을 청정히 하기 위함이고, 선정수행을 하는 목적은 마음을 청정히 하기 위함이고, 지혜수행을 하는 목적은 고통을 종식하기 위함입니다.

  우리의 스승 붓다께서 보이신 고통의 소멸로 향하는 길, 방법인 8정도를 바르게 이해하고 행한다면 누구든 그 목적지인 고통의 소멸에 도달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8정도는 부처님 가르침의 중요한 핵심이며 열쇠입니다. 이것에 대하여 조금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첫째는 바른 견해(정견正見)입니다. 바른 견해란 다름아닌, 4성제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통찰하는 것입니다. 즉, 괴로움의 성스런 진리인 5온에 대하여 바르게 통찰, 이해하는 것(물질과 정신을 식별하는 지혜=고성제), 고통의 원인, 즉, 5온의 원인(연기)을 통찰하는 것(원인과 결과를 식별하는 지혜=집성제) 그리고 고통의 소멸, 즉 오온에 대한 집착의 소멸인 열반을 통찰하는 지혜, 고통의 소멸로 이끄는 길인 8정도의 수행방법을 이해하고 통찰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바른 사유(정사유正思惟)입니다. 바른 사유는 고통의 성스런 진리에 대하여, 고통의 원인에 대하여, 고통의 소멸에 대하여, 고통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그것을 대상으로 마음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정견과 정사유 이 둘은 지혜수행인 혜학에 해당합니다.

  셋째는 바른 말(정어正語)입니다. 바른말은 사실이 아닌 말(기어寄語), 이간하는 말(兩舌양설), 거친 말(惡口악구), 잡담(妄語망어)등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넷째는 바른 행위(正業정업)입니다. 바른 행위는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지 않는 것, 자신의 소유가 아닌 것을 취하지 않는 것, 불건전한 성행위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바른 생계(正命정명)입니다. 바른 생계는 생계와 관련되어서 살생, 도둑질, 삿된 음행, 그리고 사실이 아닌 말, 이간하는 말, 거친 말, 잡담등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정어, 정업, 정명, 이 셋은 지계수행인 계학에 해당합니다.

여섯째는 바른 노력(正精進정정진)입니다. 바른 노력에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불건전한 상태(불선不善)를 일어나지 않게 하려는 노력, 이미 일어난 불건전한 상태를 제거하려는 노력, 아직 일어나지 않은 건전한 상태(선善)를 일어나게 하려는 노력, 이미 일어난 건전한 상태를 증진시키려는 노력 등의 4가지가 있습니다.

  일곱째는 바른 알아차림(정념正念)입니다. 바른 알아차림에도 4가지가 있습니다. 몸에 대한 알아차림의 확립, 느낌에 대한 알아치림의 확립, 마음에 대한 알아차림의 확립, 법에 대한 알아차림의 확립 등이 있습니다.

  여덟째는 바른 선정(정정正定)입니다. 대념처경에서는 바른선정을 초선정, 이선정, 삼선정, 사선정인 색계사선정(色界四禪定)이라고 했고 청정도론에서는 무색계사선정(無色界四禪定)과 근접삼매를 포함해서 바른선정이라 했습니다.

  정정진· 정념· 정정 이 셋은 선정수행인 정학에 해당합니다.

  앙굿다라니까야(증지부)에는 연꽃과 비유하여 4종류의 사람들이 언급됩니다. 첫째, 짧은 게송을 들음만으로 깨달을 수 있는 사람, 둘째, 게송에 대한 긴 설명을 들은 후에 깨달을 수 있는 사람, 셋째, 단지 법을 들음만으로는 깨달을 수 없고 8정도인 계·정·혜 3학을 체계적으로 닦아서 깨닫는 사람, 넷째, 아무리 노력해도 이번 생에서는 깨달을 수 없는, 지혜의 뿌리(혜근慧根)가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노력한 것은 다음 생에 그 결과를 줄 것이고 그렇게 계속 수행한다면 원인이 충분해 졌을때 깨닫게 될 것입니다.

  첫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과거세에서 이미 경·율·론 3장을 완전히 습득했고, 들었고, 탐문했고, 선정을 닦아 위빠사나 11번째 지혜인 평등성지까지 수행했습니다. 이러한 완벽한 원인을 이미 갖추고 있기 때문에 짧은 4구게를 듣는 것 만으로 바로 깨달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 어떤 수행자들은 부처님 당시에 쉽게 깨달았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상기하면서 그때 사람과 지금 사람이 뭐가 다른가? 자신들도 할 수 있다는 환상을 품고 선정수행을 닦지 않고도 바로 지혜수행을 통하여 고통의 소멸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부처님 당시의 깨달았던 사람들이 깨달음에 이를 수 있는 얼마나 충분한 원인을 이미 갖추고 있었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합니다. 주석서에 의하면 오늘날에는 앞의 두 부류의 사람들은 찾아 볼 수 없고 계·정·혜 3학의 체계적인 수행을 통하여 고통의 소멸에 도달하는 세 번째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도에 이르는 사다리인 계율 수행을 잘 실천하면서 선정수행을 해야 합니다. 재가 불자라면 최소한 5계를 지켜야 합니다. 계율청정의 토대위에서 마음을 청정히 하는 선정 수행을 닦을 수 있습니다. 청정해진 마음으로 통찰지혜 수행을 할 수 있습니다.

  왜 계· 정· 혜 3학의 순서인가? 좀 더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우리는 3가지 방식, 즉 몸으로, 말로, 마음으로 업을 짓습니다. 우리가 계율을 잘 지킬때 몸으로 짓는 업, 입으로 짓는 업을 단속하게 됩니다. 5계로써 설명해 본다면,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지 않는 것, 자신의 소유가 아닌 것을 취하지 않는 것, 삿된 음행을 하지 않는 것은 몸으로 짓는 업을 단속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이 아닌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입으로 짓는 업을 단속하는 것입니다. 술이나 정신을 취하게 하는 약물을 마시지 않는 것은 신· 구업을 짓는 것과 직접 연관은 없지만 앞의 4가지 계율을 파 할 수 있는 기본 토대가 되기 때문에 신· 구업을 간접적으로 단속하는 것에 해당됩니다. 이렇게 비구스님들이 지켜야 할 227계 또한 모두 신업과 구업을 단속하는 테두리 안에 속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계율을 잘 지켜도 마음으로 짓는 업은 여전히 지을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모기가 물었을 때 죽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지만, 살생하지 않는 계를 지키기 때문에 죽이지 않습니다. 이때 몸으로 짓는 업은 범하지 않았지만 마음으로 짓는 업은 이미 행하였습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짓는 업을 단속할 수 있는 것이 선정수행입니다. 마음을 수행의 대상에 기우려 알아차림 함으로써 습관대로 흘러 다니며 업을 지었던 마음이 고요하고 평화로와 질 것입니다. 마음이 깨끗해지는 것이지요.

  마음은 항상 대상을 필요로 합니다. 이 마음에게 선업을 일으킬만한 올바른 대상을 제공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올바른 대상에 마음을 1시간 동안 잘 기우려 알아차림 했다면 그 시간 동안 불선업을 짓지 않는 것 뿐만 아니라 선업을 지은 것이 됩니다.

  부처님께서는 40가지 선정수행 대상을 가르쳐셨습니다. 그중에서 30가지는 본삼매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고 나머지 10가지는 근접삼매에만 도달 할 수 있습니다. 들숨과 날숨에 대한 알아차림(아나빠나사띠Anapana-sati)은 본삼매에 까지 도달 할 수 있는 수행대상으로써 역대 부처님들과 보살들께서 하신 수행법으로써 수행자들이 보편적으로 쉽게 선정을 계발할 수 있는 대상입니다.

  본 봉인사에서는 들숨과 날숨에 대한 알아차림으로써 먼저 선정을 계발하게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선정은 통찰지혜수행을 위한 도구이지 목적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선정 수행을 통하여 선정에 들어있는 동안은 마음으로부터 짓는 업을 단속할 수는 있겠지만, 선정에서 나와 다시 감각적인 대상들과 마주치면 번뇌의 씨앗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이상 번뇌는 다시 일어나게 됩니다. 이말은 선정은 일시적으로 번뇌를 차단할 수는 있지만 뿌리까지 제거하지는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번뇌의 뿌리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하여 통찰 지혜 수행이 필요합니다.

  선정의 힘으로 고요하고 예리해진 마음으로 5온인 물질과 정신 그리고 그것들의 원인과 결과에 대하여, 무상· 고· 무아로써 통찰하는 지혜수행을 함으로써 5온을 취착함으로 인해 고통당하는 무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부처님께서 보이신 이 완벽한 8정도의 길을 따라 걷기만 한다면 이 길의 목적지인 고통의 소멸에 반드시 이를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고통에서 자유로지기를!

다음호엔 숨 붓다의 호흡법에 대하여 실릴 것입니다.

파일 첨부파일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다음글 : 2009년 10월호-고통의 소멸로 향하는 길
이전글 : 분노, 아픔, 사랑, 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