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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호-고통의 소멸로 향하는 길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09-09-22 / 조회수 : 1597

(2009년 10월호)

붓다께서 보이신 선정과 지혜수행 7

4. 고통의 소멸로 향하는 길 (도성제-8정도) -지난호에서 약간 보충한 부분이 있음-

  고성제와 집성제, 멸성제를 알고 보기 위해서는 도성제인 8정도를 수행해야 한다.

  열반으로 향하는 길, 방법인 8정도는 부처님 가르침의 중요한 핵심이다.

  첫째, 바른 견해(正見)는 4성제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통찰하는 것이다. 둘째, 바른 사유(正思惟)는 4성제를 대상으로 마음을 기울이는 것이다. 이 둘은 지혜수행인 혜학에 해당한다.

  셋째, 바른 말(正語)은 사실이 아닌 말(寄語), 이간하는 말(兩舌), 거친 말(惡口), 잡담(妄語)을 하지 않는 것이다. 넷째, 바른 행위(正業)는 살생하지 않는 것, 주지 않은 물건을 훔치지 않는 것, 삿된 음행을 하지 않는 것이다. 다섯째, 바른 생계(正命)는 생계와 관련되어서 살생, 도둑질, 삿된 음행, 허망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 셋은 지계수행인 계학에 해당한다.

여섯째, 바른 노력(正精進)에는 4가지가 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불선(不善)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노력, 이미 일어난 불선을 제거하려는 노력, 아직 일어나지 않은 선(善)을 일으키려는 노력, 이미 일어난 선을 증진시키려는 노력이다. 일곱째, 바른 알아차림(正念)에도 4가지가 있다. 몸에 대한 알아차림, 느낌에 대한 알아차림, 마음에 대한 알아차림, 법에 대한 알아차림이다. 여덟째, 바른 선정(正定)은 근접삼매와 본삼매이다. 이 셋은 선정수행인 정학에 해당한다.

  지계와 선정의 기반 위에서 지혜 수행을 할 때 차츰 정견이 확립될 것이다. 또한 정견의 깊이만큼 바른 사유가 가능해지고 나머지 길도 분명해 질 것이다.

  어떠한 통찰의 과정을 통하여 붓다께서 정견을 확립하셨는지 살펴보자

  붓다께서 고를 소멸하시던 날 밤 초경에 물질과 정신을 식별하는 지혜를 얻으셨다. 이경에 세상의 수축과 확장을 거쳐 가며 존재들이 자신에게 걸 맞는 세계에서 나고 죽는 것을 10만 생까지 명확히 보시고 원인과 결과를 아는 지혜를 얻으셨다. 삼경에 12연기를 이루는 요소들의 인과 관계에 대해 성찰하셨다. 그 후 아나빠나 사선정에 차례로 드신 뒤 물질과 정신 그것들의 조건과 원인을 무상, 고, 무아로 통찰하는 위빠사나 수행을 하셨다. 조건지워진 현상의 특성을 붓다께서는 3법인(法印)으로 통찰 하셨다.1)

  무엇이 무상, 고, 무아인가? 무상, 고, 무아는 오온이다. 오온을 분명하게 볼 수 있다면, 무상 고 무아를 분명하게 지각 할 수 있다.

  무상의 의미는 무엇인가? 모든 물질과 정신에는 앞쪽의 끝과 뒤쪽의 끝인 2가지 끝이 있다. 일어남의 끝인 시작과 사라짐의 끝인 끝이 있다. 앞, 뒤의 끝을 넘어서는 영원한 것은 없다. 즉 물질과 정신은 일어나기 전에 존재하지 않았고 또한 일어나려고 준비하거나 기다리는 성질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라진 후에도 그 자리에 쌓이는 것도 아니다. 물질과 정신은 일어남-머묾-사라짐의 순간에만 존재한다. 일어나기 전에도 존재치 않았고 사라진 후도 존재치 않는다. 일어남의 끝과 사라짐의 끝을 넘어서 존재치 않는다. 그러므로 물질-정신은 무상(일시적)하다. 이 무상에 대한 통찰은 상카라를 영원한 것으로 보는 자만을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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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구들이여, 상카라들은 무상하고 괴로움이고 무아다. 거기에는 원인과 조건이 있다. 이 원인들은 무상하고 괴로움이고 무아다. 비구들이여 어떻게 무상하고 괴로움이고 무아에서 생겨난 상카라들이 항상하고 즐거움이고 나의 것이라 할 수 있겠는가?”『샹윳따니까야』

  고의 의미는 무엇인가? 물질과 정신은 그것들의 조건에 의하여 일어나고 사라진다. 조건이 사라지면 결과도 사라진다. 스스로 일어날 수 없고 조건에 의존해 생멸하는 물질과 정신은 끊임없는 조건의 생멸에 압박, 종속되어 있는 상태이다. 즉, 무상하기 때문에 괴로움인 것이다. 좀더 상세히 말하면 5온은 생, 멸에 압박받고 5온을 가진 사람을 고문하므로 고통이다. 5온은 상응하는 원인의 지원이 있어야 존재하는, 원인에 의한 존재이므로 만성적인 고질병의 원인처럼 병의 뿌리이다. 5온은 고통의 창과 연결되어 있고 오염의 더러움이 흘러나오며 예측치 않은 커다란 불이익을 가져오고 모든 재앙의 토대이다. 5온의 무상, 고, 무아 상태를 ‘존재의 진행과정’이라 부른다. 이러한 상태에 있는 것은 결함(위험)이다. 붓다께서 “비구들이여 오취온(五趣蘊)은 무상하고 괴로움이고 변하기 마련인 법이다. 이 무상하고 괴로움이고 변하기 마련인 법은 다섯 취착 무더기의 결함이다.”라고 하셨다. 이러한 조건의 생, 멸에 끊임없이 압박 받고 있는 고에 대한 통찰은 갈애에 대한 집착을 소멸시킨다.

  무아의 의미는 무엇인가? 오온에 한 생에서 다른 생으로 옮겨가는 어떤 자는 없다. 즉 한 찰나에서 다음 찰나로 옮겨가는 어떤 ‘자아’는 없다. 오온 자체에는 색온을 소유하는 자, 변하지 않고 항상 거주하는 자, 모든 일과 기능을 행하는 자, 대상을 느끼는 경험하는 자, 모든 일과 행위를 결정하는 자 등은 없다. 이러한 자아가 없기 때문에 오온은 공하다. 거기에 영원하고 아름답고 행복하고 자아가 있는 본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무가치하고 공허하다.2) 또한 오온은 지배할 힘이 없고 다루기 힘들기 때문에 타인이다. 자신의 결정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의 원에 따를 필요가 없는 것처럼, 오온도 괴로운 느낌은 일어나지 않기를 원하고 즐거운 느낌은 항상 일어나기를 원하더라도 명령할 수도 없고 그 원을 따르지 않는, 친하지 않는 이방인이다. 이렇게 무아를 통찰할 때 상카라에 대한 사견(邪見;5온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견해)이 제거 된다.

  무상에 대한 통찰은 고와 무아에 대한 통찰을 돕는다. 고에 대한 통찰도 무상과 무아에 대한 통찰이 깊어지게 한다. 무아에 대한 통찰 역시 나머지 둘에 대한 통찰이 깊어지게 서로 돕는다.

이렇게 조건 지어져 일어나고 사라지는 몸과 마음의 법들에 대하여 무상, 고, 무아로 통찰함에 의하여 붓다께 현상에 대한 바른 이해의 지혜와 나머지 위빠사나의 지혜들이 차례로 일어났다.3) 마침내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 도의 지혜로 오염원들이 차례로 완전히 소멸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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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온이 영원하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고 행복하지도 않고 자아가 없지만, 궁극적 실재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일어나는 단계, 머무는 단계, 사라지는 단계에서 존재한다. 그러나 각 단계에서 나타나는 궁극적 실재의 존속기간은 아주 짧다. 아주 짧은 순간에만 존재하므로 무가치하고 공허하다.

3) 16단계의 위빠사나 지혜가 있다. ① 물질과 정신을 식별하는 지혜. ② 원인과 조건을 식별하는 지혜. ③ 현상에 대한 바른 이해의 지혜. ④ 생, 멸의 지혜. ⑤ 무너짐, 사라짐의 지혜; 이때 수행자는 까라파를 보지못하고 오직 순수한 궁극적 물질, 정신의 사라짐만을 본다. ⑥ 공포, 두려움의 지혜. ⑦ 위험의 지혜. ⑧ 역겨움, 혐오감의 지혜; 예전에 5온의 궁극적 실재를 보지 못했을 때는 그것이 아름답고 좋아할 만한 것인줄 알았는데 이제 있는 그대로 보니 혐오스러움이 일어난다. ⑨ 간절히 해탈하기를 원하는 지혜. ⑩ 깊이 숙고하는 지혜. ⑪ 상카라에 대한 평온의 지혜; 여기서 수행자들은 위빠사나의 행복한 느낌을 즐긴다. 상카라의 소멸을 보면서 무상, 고, 무아로 통찰하지만 역시 위빠사나 지혜에 대해서도 무상, 고, 무아로 숙고한다. 이때 수행자는 선정들 중 자신이 선호하는 선정을 하나 택해서 그 선정에 든뒤 거기서의 정신현상을 대상으로 무상, 고, 무아로 숙고한다. 이때 위빠사나의 지혜가 성숙할 때 닙바나를 깨닫게 된다. ⑫ 수순하는 지혜. ⑬ 종성의 지혜; 범부에서 성인으로 혈통이 바뀜. ⑭ 도의 지혜; 열반을 대상으로 취할 때 일어나는 지혜. 이 지혜에 의해서 번뇌가 제거 된다. ⑮ 과의 지혜; 도의 마음을 대상으로 취함 ⑯ 회광반조의 지혜; 도와 과, 열반, 버린 오염원, 남은 오염원에 대하여 돌이켜 보는 지혜. ⑫ ~ ⑯ 까지는 한 순간에 일어난다.

 

  도의 순간에 8정도가 확립된다. 만약 붓다처럼 초선에 든 후 그 정신 현상을 대상으로 위빠사나 수행을 하다가 수다원 도를 얻었다면 그 도의 순간에 37가지 정신현상이 있게 된다. 37은 앞의 선정 본삼매 인식과정에서 설명한 초선에서의 34가지 정신현상과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계의 마음부수가 합해진 것이다. 이 말은 도의 순간에 8정도 즉, 3학이 확립된다는 의미다.

Ⅴ. 수행자의 바른 마음가짐

  긴 윤회에서 우리가 맛보지 못한 것이 있다면 열반의 즐거움일 것이다. 하기 어려운 일이 큰 이익이 있다고 붓다께서 말씀하셨다. 고통의 소멸로 향하는 길이 폭류를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고독한 투쟁일지라도 행복하게 나아가야 한다. 마음의 순간들에서 4성제를 적용하고 볼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한결 자유로워질 것이다. 수행은 연기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결과를 원한다면 원인을 채우면 된다. 실제로 원인을 채우지 않고 결과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수행이 아니다.

  선의 극치인 열반으로 향하는 길, 또한 선이어야 한다. 만약 길, 방법이 불선이라면 선의 목적지에 도달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수행할 때는 행복하다.

  무지를 제거한 만큼 평화로움과 행복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아직도 조건적인 행복이라면 조건없는 행복을 향하여 부지런히 나아가야 한다. 부처님의 법을 등불삼아 스스로의 길을 밝혀 나가야 한다.

-붓다께서 보이신 선정과 지혜수행 끝-

글 / 봉인사 선원장 진경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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