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센터

기본 게시판 내용보기
11월의 편지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4-12-01 / 조회수 : 1224

11월의 편지

 

죽음에 임박한 불자님께

막상 내가 죽는다고 생각하면 이 세상에서 누리고 느낄 수 있는 모든 것들도 더 이상 경험할 수 없고, 사랑하는 가족도 더 이상 볼 수 없다고 생각하면 무척 슬플 것입니다. 죽음이후의 세계를 알 수가 없어서 두렵기까지 할 것입니다. 이 세상에 대한 미련과 집착이 클수록 더 큰 외로움을 느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죽음이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음식을 먹으면 대소변으로 나가는 것이 자연이듯이 말입니다. 동녘에 해가 뜨고 서녘으로 해가 지듯 태어남이 있으면 반드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씀이지요.

옛 스승들이 말씀하시기를 죽음은 마치 옷을 갈아입는 거와 같다고 하십니다. 우리의 육신은 인간의 삶을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옷일 뿐, 옷이 내가 될 수가 없습니다. 헌 옷 벗고 새 옷 갈아입듯이 초연히 죽음을 맞이하라고 가르치십니다.

자동차의 예를 보더라도 오래 타서 이것저것 수리를 해야 되고 자꾸 고장이 나는 고물차는 결국 폐차를 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영원히 쓸 수는 없겠지요. 자동차를 폐차시킨다고 하여 운전자까지 폐차시키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운전자는 새 차를 장만하면 그뿐입니다. 그와 같이 우리 육체를 자동차로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운전자는 고물이 된 차를 폐차시키고 기쁜 마음으로 새 차를 장만하면 될 것입니다. 물론 새 차를 장만하는 데에는 그만한 가격이 지불되어져야 하겠지요. 그 가격을 장만하는 좋은 방법이 바로 기도입니다. 우리가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고 기도할 때 그것이 좋은 가격(복덕)이 되어 좋은 자동차, 즉 좋은 삶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몸은 비록 아프고 힘들고 병이 깊어 가고 있지만 우리의 마음은 숨이 남아 있는 한 기도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병상에 계시는 동안 나만을 위한 좋은 시간이 주어진 것으로 여기고 기도할 일입니다.

혹여 하고 싶은 일을 다 못해서 미련이 남은 것이 있는지 살펴보시고 내가 세상을 떠나면 가장 가슴 아파할 사람이 있는지도 살펴 볼 일입니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일이 있거든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 그들을 불러서 용서를 구하고 사랑을 주십시오. 부르기 힘들 때는 마음만으로도 그렇게 하십시오. 미련이나 아픈 기억을 가지고 가진 마십시오.

 

아미타불

영원한 생명 한량없는 빛이신 부처님

아미타불

당신의 생명의 빛을 보게 하소서.

 

임종의 순간에 기도를 잃지 않는 것은 매우 소중합니다. 이렇게 병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기도일 뿐입니다. 기도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에너지를 축척하는 지름길입니다.

우리가 영희를 부르면 영희가 하고 대답하듯이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면 곧바로 부처님이 응답하십니다. 아미타불을 부르면서 그분의 황금빛 생명 에너지가 나의 온몸으로 스며들어오는 것을 느껴봅니다. 죽음에 이르러서 부처님을 부르고 부처님을 그리워하면, 부처님의 자비광명 품안에서 다음 생을 인도받습니다.

 

진정 좋은 새 차를 원하신다면 다시 말해 더 나은 다음 생을 원하신다면 기도의 시간을 많이 가질 일입니다.

지금은 가을입니다. 산과들에는 온통 울긋불긋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떨어질 때를 알고 떠나야 될 때를 준비할 때 가장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우리 인간도 임종의 시간이 다가올 때 떠날 준비를 하며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아름다운 시간이 기도입니다.

아미타불-

틈나는 데로 영원한 생명이고 한량없는 빛이며 사랑의 완성이신 아미타부처님을 부르세요. 아미타불은 영원한 사랑의 완성을 뜻합니다.

아미타불을 부르면 그 분의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미타불을 부르면 그 분의 생명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미타불을 부르면 그 분의 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이 세상을 떠나기 전 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시간입니다.

그 소중한 시간을 기도로 채우십시오.

저도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초선당에서 적경 _()_

파일 첨부파일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다음글 : 12월의 편지
이전글 : 10월의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