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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의 편지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5-01-04 / 조회수 : 1101

 

 

20151월의 편지

 

불자님들 안녕하세요. 저는 신도님들 덕분에 미국 달라스 봉인사 분원인 태광사 한길선원에 잘 도착하였습니다. 이미 삼일 전에 도착한 귀여운 초등학생 아이들 10명과 그리고 세분의 도우미 선생님과 합류해서 모두 14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영어 학원에 가서 하루 네 시간가량 어학연수 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곳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맞이해서 연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전날에는 카톨릭 성당가서 미국인들의 미사 의식도 참여시켰고 크리스마스와 그 다음날에는 이곳 한길선원 도량에 떨어진 낙엽을 긁어모아 낙엽을 태우며 즐겁게 운력을 하였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제야의 종을 치지만, 이곳 텍사스에서는 폭죽과 총포를 쏘는 것 같았습니다. 밤늦게까지 심한 총포소리와 폭죽 그리고 불꽃놀이가 간간이 내리는 비 사이에서도 요란했었습니다.

이제 2015년이 밝았습니다. 지난해의 좋고 나쁜 많은 일들을 거울삼아 새로운 한해를 설계해 봅시다. 2015년에는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해는 새해와 헌해가 따로 없지만 그래도 우리는 새해에 대한 기대감과 의미부여를 하며 살아가지요.

아이들은 인류의 내일이지요. 아이들을 보며 미래를 예측해봅니다. 나도 저런 아이적 시절이 있었고 성장하며 기쁜 일, 힘든 일 그리고 관계 속에서 상처주고 상처받으며 서러워하기도 하고 경쟁도 하고 미워도 하며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해맑은 아이들을 보며 저 아이들도 점차 성장하며 어른들과 비슷한 과정을 겪어가겠지하고 생각해봅니다. 그러고 보면 삶이 특별할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생활방식은 바뀔 수 있어도 인간의 감정은 바뀌지 않는 것 같습니다. 기성세대에서는 집과 자동차를 욕망했다면 지금 아이들은 돈과 유명해지기를 욕망하는 것 같습니다. 욕망의 대상은 바뀔 수 있지만 욕망자체는 바뀌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보며 내 어린 시절을 뒤돌아보는 것도 또한 재미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먹을 것을 찾는가 하면 다른 아이는 다른 아이들이 먹을 것도 생각 좀해라.”하며 꾸중을 하는 모습을 보고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성장이란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에서 타인을 배려해주는 마음으로 바뀌는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수행도 마찬가지겠지요. 치열한 노력과 배고픔과 잠을 안자며 노력하는 것보다는 내 위주로 생각하고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보던 것으로부터 멀어져서 타인에 대한 배려나 모두와의 조화로운 삶을 위해 마음을 쓰는 것이 성장이고 수행인 것 같습니다. 자기 위주로 살아가는 아이들을 보면 귀엽지만, 어른들이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살아간다면 그런 사람과는 가깝게 지내고 싶지 않겠지요. 10명이나 되는 아이들과 매일 같이 먹고 같이 예불도 하고 방 정리, 세면장 청소, 설거지 등을 하며 아이들의 성격을 보게 됩니다. 책임감이 있는 아이와 핑계 대며 둘러대고 요리조리 빠지려 하는 아이도 봅니다. 어떤 아이는 무뚝뚝해서 시킨 것 말고는 아예 손도 안대는 경우도 있고, 저런 식으로 서로를 꾸중도 하고 다투기도 하며 서로 돕기도 하고 성장해가겠지요. 어른들 세계나 아이들 세계나 살아가는데 있어서는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일의 효율성의 차이정도겠지요.

따뜻한 벽난로 앞에서 노래도 부르고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포테이토칩을 쌓아놓고 먹는 송년 파티도 나름 재미가 있었습니다.

지금 한국은 새해의 두 번째 날이 시작되었겠군요. 지금 이곳은 새해 첫날 오전 10시입니다. 밖에는 보슬비가 내리고 있고요. 약간은 우중충한 이런 날씨에 아이들에게 엊그제 월마트에서 사온 고구마와 감자를 벽난로에 구어서 새해 첫 간식으로 줄까합니다.

멀리서 새해를 맞이하여 봉인사 가족들의 행복과 건강, 그리고 이곳 태광사 한길선원(oneness meditation temple)의 발전을 기원해 봅니다.

 

 

 

새해니 묵은해니 구분 말게나.

가을 가고 봄이 오니 해 바뀐 듯하지만

어디 하늘이 바뀐 적이 있던가?

우리가 어리석어 꿈속에 사네.

나옹선사 -

 

 

달라스 한길선원에서 새해 첫날

적경 두손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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