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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의 편지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5-04-09 / 조회수 : 1060

4월의 편지

 

불자님들 안녕하세요?

꽃피는 봄 4월이 돌아왔습니다.

봄이 아름다운 것은 꽃들이 만발하고 벌들이 꿀을 찾고 만물이 생동하는 에너지가 느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꽃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아름다운가요? 기쁜가요?

우리가 아름다움과 기쁨을 느끼는 것은 꽃이 준 걸까요? 아니면 꽃을 통해서 우리 내면에 있던 아름다움과 기쁨이 촉발된 것일까요? 어느 쪽인가요? 내가 누군가를 보았을 때 짜증이나 화가 난다면 그 사람이 나에게 짜증과 화를 준 걸까요? 아니면 내안에 있던 짜증이나 화의 성품이 그 사람을 통해서 촉발된 걸까요?

봄입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입니다. 이 생동감이 내 안에 있던 것이 촉발된 것일까요? 아니면 봄이 내게 생동감을 넣어준 걸까요? 우리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관계는 좋을 수도 싫을 수도 나쁠 수도 기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상대가 나를 기쁘게 하거나 화나게 하거나 슬프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통해서 내 안에 있던 기쁨이나 슬픔 분노 등이 촉발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볼 때 세상은 그저 나의 느낌이나 감정을 일으키게 하는 조건들일 뿐, 즉 마중물일 뿐 그 외 다른 어떠한 것도 아닙니다. 마중물이란 우리가 펌프질을 할 때 물을 한 바가지 부어주고 펌프질해야만 물이 솟아오르듯이 공기를 빼주는 역할을 하지요. 세상의 모든 것은 내게 있는 느낌이나 감정을 솟아오르게 하는 마중물입니다. 그러니 누구 때문에 어떻게 되었다는 말은 성립되기 어렵습니다. 마찬가지로 누가 누군가에게 뭔가를 가르쳐준다는 것도 맞지 않지요.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자각하도록 도와 줄 뿐입니다. 우리가 어떤 가르침을 받았을 때 아하~ 맞아 맞아하며 감탄하는 것은 우리가 몰랐던 사실을 알기보다는 그렇겠구나 하는 동의 되어지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마중물 역할을 해 나갈 뿐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많은 일, 사람, 상황......을 만납니다. 그때그때 우리의 느낌이나 감정이 달라지지요. 그럴 때 스스로를 자각하는 기회로 삼아 보십시오. 즉 상대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안에 내재되어있던 성품이 대상에 의해서 촉발되어지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다투거나 상처받을 일이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의 구조입니다. 탓하기가 줄어들지요. 우리는 어릴 적부터 너무나 이상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불완전한 사람이라던가 죄인이라던가 보잘 것 없는 인간이라는 식으로 교육받았고 그래서 더 잘해야 되고 더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하며 더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하고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하고 등등등 ... 그래야만 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더 높은 자리에 가고 더 많이 가져야 성공하는 삶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이렇다 보니 우리는 끊임없이 투쟁 같은 노력을 해야 하고 남의 눈을 의식해야 하며 자기 이미지 관리를 위해 연연해 하는 이상한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OECD 가입 국가들 중에서 자살률 최고, 이혼율 최고, 행복지수 최하...... 총체적으로 병든 국가가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이런 것을 자각하지 않고 더 더 더 많은 것을 얻어 보려고 애쓰고 있다면 우리에게 행복이 오기보다는 소외감이 커지고 분노도 커지고 원망도 커져갑니다.

 

이런 식으로 산다면 우리 인생에 언제 봄날이 올까요? 언제 우리가 기쁨과 행복으로 꽃피어나는 삶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요원 할 것입니다.

모든 것은 완전합니다. 어린아이들을 보십시오. 해맑은 웃음 찡그리는 얼굴 때때로 투정과 땡깡을 부리는 우리 아이들...... 얼마나 완벽한가요? 그런데 우리는 성장을 하고 학교교육을 받으면서 스스로가 나는 형편없어’, ‘나는 못 났어’, ‘나는 죄인이야’, ‘나는 바보야’...... 이러면서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인식을 합니다. 꽃을 보십시오. 진달래가 벚꽃이 되고자 노력한다면 얼마나 우수꽝스럽겠어요? 곧은 나무가 휜 나무를 보면서 비난하던가요? 작은 잡목들이 큰 나무들을 부러워하던가요? 모두가 아름다운 존재들입니다. 모두가 완전한 모습들입니다. 그저 상황에 따라서 최선을 다해, 정성을 다해 자기의 역할을 해나갈 뿐입니다. 근데 이상하게 인간은 자기의 역할이 자기가 됩니다. 역할과 자기 자신을 구분을 못하는 것이지요. 주부는 주부로써의 역할을 하는 것뿐이고, 사장은 사장의 역할을 하는 것뿐이지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역할을 할 뿐인데 역할이 자기 이미지가 되고 그 이미지에 연연해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남들과 비교하고 남보다 잘 사는 것처럼 보여 지고 싶어 하거나 뽐내고 싶어 합니다. 이렇게 자신이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가 삶을 대치해 버리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따사로운 아침 햇살과 아름다운 꽃을 보며 즐기는 것이 이미지가 할 수 있는 일인가요? 혹시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이미지를 위해 꽃을 보며 즐기는 척 하고 있나요?

아름다운 새들의 경쾌한 울음소리가 들리는 새벽을 맞이해 봅니다.

 

 

초선당에서 적경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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