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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의 편지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5-10-03 / 조회수 : 1177

 

 

 

9월의 편지

 

 

 

불자님들 안녕하세요. 어느덧 9월입니다.

무덥던 여름날 폭염도 이제는 한풀 꺾이고 아침저녁으로는 귀뚜라미 소리가 정겹습니다. 부처님 사리탑 주변에는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구요. 한길로 대법사님과 보살님의 부도탑 주변에는 벌써 가을 향기가 느껴지는 듯합니다. 지장전과 극락 보탑전 추모관이 있는 곳에는 벌써 코스모스가 피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에는 고추잠자리가 간혹 보이고요. 가을이 오고 있다는 증거이지요.

가을이 오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황금 들녘입니다. 풍요로움이 느껴지지요. 풍요로움은 어디에 존재할까요? 산에, 들에, 모두의 마음에......

곡식과 열매가 익어가고 우리의 마음도 보다 원숙해져 가는 때인 것 같습니다. 삶을 원숙하게 가꾼다는 것은 봄에 꽃피고 여름에 성장하여 가을엔 익어가는 과일처럼, 우리의 마음도 무엇인가에 열리고 꽃피고 성장해서 훈훈한 인격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날짜를 잡아서 성장한다거나 늙어버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듯이 원만하고 풍요로운 마음을 갑자기 갖는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나무나 꽃을 가꾸듯 마음도 가꾸어가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곡식이 익어갈 때 태풍이 휘몰아치면 나무의 피해는 어린 묘목일 때보다 훨씬 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마음은 의식이 작을수록 상처가 크고, 의식이 크게 성장할수록 모든 것을 수용하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현실이란 내가 마음을 얼마나 주의 깊게, 세심하게 쓰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어지고 달리 느껴질 수 있습니다. 나의 어린 시절 옛 경험을 토대로 현실을 바라본다면 발전 가능성은 찾아보기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매 순간을 신비스러운 경험으로 여기고 기꺼이 수용해나간다면 현실은 더욱 아름답고 풍요롭게 느껴질 것입니다.

어린 나이일 적에는 세심하고 주의 깊게 사물을 바라보기보다는 많은 것들을 주마등같이 대략 스쳐지나가듯 경험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삶에 대해 숙고하게 되고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인생의 경험을 통해 사물을 좀 더 세심하게 그리고 분명히 바라보고 자각해간다면 너무나 많은 것들에게서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발견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성장해 간다는 것은, 사소하게 보이는 것일 지라도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과정이 없음을 깨닫는 것입니다.

의식의 성장, 원숙한 인격이란 생각이나 관점에 따라서 세상을 달리 바라볼 수도 있는 여지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는 힘이며, 매 순간에서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유머스런 삶을 가꿀 수도 있습니다.

결국 마음의 성장이란 많은 것으로부터 행복을 발견해낼 수 있는 힘이라고 여겨집니다. 가을에는 만물이 무르익어 가듯 우리의 마음도 성장을 향해 풍요롭게 가꾸어갈 일입니다. 잘 익어가는 풍요로움을 찾아 들로 산으로 여행을 해보는 것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풍요로운 자연을 보면 마음도 풍요로워지니까요.

 

 

가을의 문턱에서 적경 _()_

 

 

 

 

 

 

 

 

 

어깨동무

 

 

 

김인호

 

 

태풍이 지나간 들

주저앉아 버린 벼들을 일으켜 세웁니다.

 

대여섯 포기를 함께 모아

지푸라기로 묶어주니

혼자서는 일어서지 못하던 벼들이

서로를 의지해 일어서는 들판.

 

쓰러졌다 일어나 서로를 얼싸안다가

어깨동무하고 다시 길을 가는 듯한

벼들을 바라보니

나도 누군가와 어깨동무를 하고

길을 가본 지가 참 오랜 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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