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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의 편지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5-12-28 / 조회수 : 909

10월의 편지

 

 

불자님들 안녕하세요.

 

풍요롭고 즐거웠던 한가위도 지났습니다.

 

누구에게는 힘들고 지친 한가위였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조상님들의 음덕(蔭德)을 기리며 가

 

족들도 만나고 안부도 전하며 서로의 인사를 하며 행복한 시간 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추석이 지나고 나니 기온이 뚝 떨어져 날씨가 완연한 가을입니다.

 

아침과 낮 기온의 일교차가 큽니다. 이럴 때 감기가 걸리기 쉽다고 하니 건강에 유념하십시오.

 

일교차가 큰 것은 과일과 곡식이 여무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단단하고 맛있는 곡식이 형성된다고 하더군요.

 

어쩌면 우리 삶에서도 힘든 상황과 기쁜 상황이 교차가 클수록 사람이 더 단단해지고 여유

 

있게 무르 익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그렇다고 사람이 과일과 같을 수는 없겠지요.)

 

10월하면 떠오르는 것이 많은 축제와 단풍, 각종 운동회 등등 문화 활동이 연상됩니다. 날씨에 따

 

라 우리의 옷도 조금 품격 있게 계절 감각에 맞춰 갖춰 입는 시기가 되었고요, 우리 봉인사에서도

 

10월이면 해마다 하는 큰 축제 한길예술제가 열립니다. 올해가 16번째입니다.

 

해마다 그렇듯이 젊은 예술인들의 끼를 발산하는 놀이 한마당을 잘 준비해 놓겠으니 오셔서

 

관람도 하시고 젊은 학생들을 격려도 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열심히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잘 쉬고 노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인생의 절

 

반은 일하는 활동이고 절반은 정리하며 쉬는 것입니다.

 

음식을 먹고 나서 설거지를 안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살아가면서 어지럽혀진 것을 정리하지 않는

 

다면 방이나 집이나 사회가 어떻게 될까요? 정리(설거지)는 활동을 위한 준비입니다. 우리 삶의 절

 

반이 정리하는데 마음을 쏟는 것이 활동을 더 효율적으로 하기위해 필요합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잘 놀고 즐거운 마음으로 사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10월은 문화를 창조해나가는 달로 삼으면 어떨까요?

 

집을 가꾸는 것이나 방을 꾸미는 것은 모두 그 사람의 의식 영역입니다. 다시 말해 문화 수준을 현

 

실에 표현해 내는 것이지요.

 

정리 정돈이 잘되어져 있는 아이의 방과 어수선한 아이의 방에서 우리는 그 아이의 성품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문화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표현해 내느냐에 따라, 그 개인

 

의 의식 영역을 엿볼 수 있고 한가정의 가풍을 보게 되며 어느 지역의 향토 정신이 될 뿐만 아니라,

 

한국가의 문화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10월은 우리 내면의 정신세계를 세상에 보여주는 아름다운 문화의 달입니다.

 

우리의 마음도 아름답게 가꾸어 세상에 표현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마음을 책상에 펼쳐 보이고, 방이나 집 안팎으로 표현해 낸다면 그대로가 멋진 예술입니

 

.

 

10월은 우리 모두 예술가가 되어 봅시다.

 

아름답게 가꿔보겠다는 마음자체가 예술인의 마음이지요.

 

그런 아름다운 마음이 모여 밝은 세상을 이루어 갑니다.

 

초선당에서 적경 _()_

 

 

 

 

 

 

 군말

 

                                            한용운

 

만이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

 

중생이 석가의 님이라면, 철학은 칸트의 님이다.

 

장미화의 님이 봄비라면 마시니의 님은 이태리다.

 

님은 내가 사랑할 뿐 아니라 나를 사랑하나니라.

 

연애가 자유라면 님도 자유일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이름 좋은 자유에 알뜰한 구속을 받지 않느냐.

 

너에게도 님이 있느냐. 있다면 님이 아니라 너의 그림자니라.

 

나는 해 저문 벌판에서

 

돌아가는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 양이 기루어서 이 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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