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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의 편지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5-12-28 / 조회수 : 700

12월의 편지

 

불자님들 안녕하셨어요?

 

어느덧 12월입니다. 월동준비들은 다 마치셨는지요?

 

많이 쌀쌀해지는 날씨 속에 그래도 한시름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은 월동준비겠지요.

 

나무도 짐승도 모두 월동준비를 한다는 사실을 다들 알고 계시지요?

 

아름답고 풍성했던 단풍은 낙엽 되어 이제는 앙상한 가지되어 남아있습니다.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

 

도 있지만 다가올 새봄을 준비하기 위해 힘을 갈무리하며 동면(겨울잠)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나무는 나이테를 늘리며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낙엽 진 겨울나무를 보면 있는 그대로 본연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이 느껴집

 

니다.

 

 

텅 비어진 산과 들을 보노라면 무소유가 무엇인지 느끼게 됩니다.

 

무소유란 무엇일까요? 살아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것만 갖고 나머지는 욕심내지 않는 것, 이것

 

이 무소유 인가요?

 

무소유란 있는 그대로의 자기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나무를 예를 들어보면 나무는 뿌리, 줄기, 가지, 잎 어느 것 하나 그 모습 아닌 게 없습니다. 온전히

 

나무 자체입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지위와 이미지와 명예 등등 이런 것들이 달라붙어서 나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내가 어느 회사 사장인데...... 나는 어느 절 주지인걸...... 나는 어느 대학 교수고 박사야등 이러

 

한 직함이나 지위가 본연의 나의 모습을 가리고 그 직함이 나의 이미지를 형성해서 삶을 살아가게

 

합니다. 그러다보니 내 이미지에 걸맞지 않는 사람은 피하게 되고 나의 이미지를 높여 줄 수 있는

 

사람만을 만나려 하지요. 이렇게 교만해 지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의 순수함이란 다 사

 

라지고 나의 직함과 이미지와 그런 것들이 나를 대신하게 됨으로써 무소유와는 먼 직위나 이름이

 

덕지덕지 달라붙어 살아가게 됩니다.

 

무소유란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는 것입니다. 어느 그룹회장이면 회장답게 운전기사가 딸린 좋은

 

차를 타고 결재를 하고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박사는 박사대로 의

 

사는 의사대로 스님은 스님대로 역할을 하는 것뿐이지요. 그러나 그 역할과 자기를 동일시 할 때 우

 

리는 내 세우는 나라고 하는 의상()을 뒤집어쓰는 것과 같습니다. 내가 입고 있는 옷이 내가 될

 

수 없는 데 자칫 우리는 옷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 말해 옷이 나의 삶을 대치해 버립

 

니다. 무소유는 물질적으로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누릴 수 있는 것은 누리고 해야 할 역할은 반드

 

시 해야 하며 가질 수 있는 것은 가질 줄 알아야 합니다. 다만 그러한 것들이 나 인양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지위나 돈이 나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무엇을 하든 온전한 자기 모습이 될 수 있

 

다면, 멋있어 보이려 하거나 더 훌륭해 보이려 하거나 더 뛰어나 보이려 하는 이미지를 벗어 버릴

 

수 있겠지요. 이것이 진정한 무소유의 삶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낙엽 진 나무들을 보세요. 큰 나

 

, 작은 나무, 휜 나무 곧은 나무 등, 큰 나무가 작은 나무를 나무라는 적이 없고 곧은 나무가 휜 나

 

무를 우습게 여기는 적이 없습니다. 크던 작던 휘던 곧던 자기의 역할을 해 나갈 뿐입니다. 뿌리에

 

서 꼭대기까지 어느 것 하나 자기 이미지를 내세우지 않고 있습니다. 온전히 나무일뿐이지요. 그렇

 

게 나무는 흐름대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도 내세우는 이미지 없이 온전한 자기 모습을 갖

 

게 되면 그때부터 성장이 시작됩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12. 낙엽을 떨구어 새봄을 위해 갈무리 하는 나무처럼 우리도 이번 12월 달에

 

는 내세우는 나의 이미지를 훌훌 벗어버리고 온전한 자기모습을 자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신이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탓하고 나서는 곧바로 나도 그래.”하고 자기의 포장을 걷어 보십시

 

. 예를 들어 넌 참 바보 같구나.’ 그렇게 말했을 때에는 얼른 자각하고 사실 나도 바보 같아.’

 

렇게 상대에게 말해 보십시오. ‘넌 왜 그렇게 걱정이 많니?’ 하고 말하고 나면 곧바로 걱정하는 상

 

대를 비난하지 말고, ‘사실 나도 걱정이 많아이렇게 자기 자신에게 방향을 돌려 말해보십시오.

 

미지를 내려놓는 것은 의외로 쉬울 수 있습니다. 온전한 자기모습을 찾아가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

 

.

 

 

 

 

 

가을 들녘에 서서

홍해리

 

눈 멀먼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 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버리고

텅 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

스스로 빛이 나네.

 

초선당에서 적경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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