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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의 편지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6-03-08 / 조회수 : 883

2월의 편지

 

불자님들 안녕하십니까?

입춘이 지났습니다. 봄이 시작되었다는 뜻이지요. 확연히 달라진 기온차를 느껴봅니다. 엊그제부터 내린 봄비가 봄을 재촉하는 듯 왠지 나무는 초록빛이 감돌고 법당 뒤 잔디에는 파란 새싹이 움트는 것 같아서 제 눈을 의심해 봤습니다. 겨울잠 자던 개구리도 나온다는 우수도 경칩도 아직 멀었는데 봄이라고 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분명 우리 가슴속에는 봄이 온 것 같습니다.

갈무리 하며 잠들어있던 생명의 에너지들이 기지개를 펴는 시기가 돌아왔습니다. 우리의 삶도 경제도 이렇게 움츠렸던 것들을 활짝 펴고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요즘 우리나라 경제가 매우 어렵습니다. 주식시장도 자꾸 다운되어가고 정치적으로도 남북이 꽉 막혀 서로의 입장만 주장하는 겨울과 같은 상태입니다만 머지않아 봄이 오듯 우리의 정치상황이나 경제상황도 새싹 돋듯 피어나리라 기대해 봅니다.

삶이 힘들 때는 힘든 삶을 해쳐 나가려고 애쓰기보다는 매순간에 정성을 기울이십시오. 잘해보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정성의 마음을 쓰는 것이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비결입니다. 서로를 배려해 주고 소통할 수 있는 것은 상대에 대한 관심과 안부를 물어보는 것이 도움이 되지요. 아무리 이것만이 옳다고 단호히 결정하고 애를 쓴다 하더라도 그 단호함은 당연히 해야 할 것에 비한다면 전기불앞에 반딧불 정도이랄까요. 바꿔 말하면 봄이 오면 당연히 새싹이 움이 틉니다. 나무가 단호하게 싹을 틔우겠다고 결심한 것은 아니지요. 우리는 많은 일들을 단호히 결정하고 앞만 보며 간다고 여기기 쉽지만 당연한 배경을 간과해서 나아가면 실패하기 쉽습니다. 홀로 고립되기 쉽고요. 단연한 것을 살핀다는 것은 넓은 안목에서 자연스러움을 발견해 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당연(當然)... 마땅히 그러하다

이는 자연스러움을 살펴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입니다. 봄이 오면 꽃피우는 것을 나무랄 사람이 없겠지요. 안부를 묻고 배려하는 마음을 키우는 것이 사랑을 향한 자연스러운 표현이겠지요. 이 자연스러움을 교육이나 신념에 의해서 단호함으로 왜곡시키는 일은 삼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병신년에 맞이하는 이 봄에 꽃피고 새싹 나는 자연스러움을 배울 일입니다.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주변을 살피고 세계정세를 살피며 당연한 쪽으로 단호히 마음을 내어 아름다움으로 꽃피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대소변으로 나가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요. 당연한 것이 원활하면 신진대사가 잘 이루어져서 건강하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먹은 것이 아깝다고 단호하게 대소변을 참는다면 병이 납니다.

단호함이란 당연한 귀착점을 의식하며 나태해지지 않도록 결심을 해야 하는 것이지 엉뚱하게 내 자존심이나 뭔가를 움켜쥐고 놓지 않으려는 입장을 유지하려는 마음 때문에 이것저것 살피지 않고 단호히 움켜쥐고 지키기만 한다면 반드시 탈이 나게 되어있습니다.

봄으로부터 우리는 자연스러운 꽃피어 남을 배울 일입니다.

당연한 상태를 떠난 단호함이란 가치 없는 똥고집에 불과 합니다. 병들기 쉽습니다. 다가오는 봄을 당연히 맞이할 일입니다. 정성껏 잘 살아야겠지요. 당연한 말이지요.

 

초선당에서 적경 두손모음

 

 

 

겨울편지

                                      -안 도현

흰 눈 뒤집어쓴 매화나무 마른 가지가
부르르 몸을 흔듭니다.

눈물겹습니다.

머지않아
꽃을 피우겠다는 뜻이겠지요.
사랑은 이렇게 더디게 오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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