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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의 편지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0-02-08 / 조회수 : 555

2월의 편지

 

불자님들 안녕하십니까?

 

정초(正初) 원단(元旦) 설을 지나 이제 입춘(立春)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우수와 경칩이 오지 않았지만, 봄은 우리 마음속과 대지의 숨결 속에서 바람을 타고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흘러갑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많은 일들을 경험하게 되고 이 경험을 통해서 우리는 성장해갑니다. 마치 나무가 나이테를 늘려가듯이 우리의 의식도 경험을 통해 성장하며 연륜을 더해가는 것 같습니다.

 

예부터 입춘에는 삼재(三災)풀이를 해 왔습니다. 삼재라고 하는 것은 작게는 질병, 굶주림, 전쟁 이런 것인 반면, 큰 삼재라고 할 수 있는 것은 홍수(洪水), 태풍(颱風), 화산폭발과 같은 거대한 자연재해(災害)를 뜻합니다. 이런 거대한 자연재해는 우리 인간이 어찌해보기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작은 삼재는 거의 모두가 인간의 탐욕에 의해서 형성되는 것이 많습니다.

 

무슨 띠는 어느 해에 삼년간 힘든 일이 있을 수 있으니 좀 더 조심하라고 이르는 것이 삼재소멸(三災消滅)에 대한 신앙으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우리 인간은 해나 달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해에 의해서 만물이 자라고 달에 의해서 밀물 썰물 현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렇게 별자리의 영향을 받는 것이 당연한데요, 어느 해 어느 별자리의 영향을 받아서 태어난 사람은 어떤 해가 다가오면 다른 별자리의 영향을 받아서 복이 될 수도 있고,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계산해낸 것이 삼재풀이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올해는 뱀띠, 닭띠, 소띠가 삼재입니다. 이 삼재가 들어있는 분들은 좀 더 삼가고 마음을 편안하게 쓰며 수행에 마음을 더 두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좀 더 덕(德)이 있는 마음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럴 때 삼재가 복덕으로 바뀔 수도 있는 것입니다.

 

불교에서의 삼재는 탐,진,치 이 삼독(三毒)을 의미합니다. 삼독이란 탐내고(貪), 성질내고(嗔), 이것이 옳다고 내세우는 고집스러운 어리석음(癡)을 말합니다. 자기 성찰(省察)이 없으면 우리는 평소 살아오던 습관(業)대로 살아가기가 쉽습니다. 자신을 관찰하는 힘이 부족하면 끊임없는 욕망과 싫어하는 마음과 아집(어리석음) 등, 이 세 가지 삼독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될 때 우리의 삶은 피폐해지기가 쉽습니다. 진정한 삼재풀이는 띠와 별자리에 연연해하지 말고 내 마음속의 탐진치(貪嗔癡) 삼독을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 머지않아 꽃이 필 것입니다. 벌들은 꽃을 아프게 하지 않고 꽃가루와 꿀을 채취해갑니다. 꽃은 벌과 나비를 통해서 수분을 하고 종족을 번식시켜 나갑니다. 서로를 돕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만약 꿀벌이 욕망으로 가득 차 있다면 벌은 꽃에서부터 꿀을 뽑아내기 위해서 온갖 짓을 다 하여 꽃을 고통에 빠트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가정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삼재라고 하는 것도 삼독심(三毒心)을 바라보며 잘 조절해나갈 때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는 자양분이 될 것이고, 관찰을 못 하게 되면 탐진치에 휩싸여서 성질내고 지기 싫어하고, 상대를 비난하는 일이 발생할 것입니다.

 

아직은 찬바람이 곳곳에서 움츠러들게 만들지만 다가오는 봄바람에 우리의 마음도 활짝 열어 아름답게 꽃을 피워내야 할 것입니다.

 

 

 

초선당에서 적경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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