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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의 편지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0-04-17 / 조회수 : 494

불자님들 안녕하세요?

꽃피는 봄 4월입니다.

봉인사 주변에는 진달래와 산수유, 그리고 법당 앞마당에는 살구꽃이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봄은 우리의 가슴을 타고 오고 있습니다. 꽃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나 봅니다.

봉인사에서도 법회를 못 본지 두 달을 넘겨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가정에서도 기도하는 생활을 습관화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나 가족들을 부처님처럼 여기며 사랑하는 마음을 꽃피워야 할 것 입니다. 지금 세상은 코로나19로 세계가 두려워하고 있지만 놀랍게도 분쟁으로 전쟁하던 지역은 휴전을 맺게 되었고, 공기는 점점 깨끗해져가고 있고, 관광객으로 오염되었던 유원지나 강들은 깨끗한 물을 되찾고 있답니다. 항상 어두운 면이 있는가 하면 밝은 면도 함께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부처님께서 “모든 것은 일어났다 사라져가는 과정일 뿐이다.(無常) 어떠한 것도 내 것이라든가 나라고 할 것이 없는(無我) 인연 화합되어져서 드러나고 있을 뿐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가르침을 통해서 우리는 고통을 경험하며 힘들어 하고는 있지만, 오히려 무상(無常)하고 무아(無我)임을 알기에 적극적인 삶을 가꾸어 가며 희망을 볼 수도 있습니다. 매 순간을 밝은 면을 보고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관세음보살님의 육자대명왕진언(六字大明王眞言)인 ‘옴 마니 반메 훔’이 생각납니다.

이것은 가장 자비로운 진언이라고 합니다. 대략의 뜻은

‘생명가진 모든 존재들이여 행복하라,

생명가진 모든 존재들이여 영원하라’ 라는 뜻이랍니다.

모든 것은 일어났다 사라져가는 과정일 뿐입니다. 사랑도 미움도 슬픔도 기쁨도 그 상황에 따라서 일어났다 사라져가는 과정일 뿐이지요. 어떤 대상이 있어서 기쁨을 나에게 주거나 어떤 원인이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내면에 있던 기쁨이나 슬픔, 분노, 평온함, 이런 감정들이 대상을 통해서 촉발되어 형성되어지는 것일 뿐입니다. 그저 현실은 항상 꽃피고 물 흐르듯 그렇게 형성되어져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옛 어른들이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라고 하셨나 봅니다.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 그것이 사실인지, 혹은 내 생각이 그렇게 판단 분별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일입니다. 어쩌면 고통은 사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판단 분별로 내리는 나의 생각 속에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고통, 그것은 사실인가? 생각인가?”숙고해 볼 일입니다.

이런 이치를 우리가 잘 이해하고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의 가슴 속에도 꽃은 피어날 것입니다. 어둠과 밝음은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사실 맞는 말이긴 합니다만, 저기 싹틔우고 있는 나무를 보십시오. 뿌리는 어둠을 향해 깊이 내려간 만큼 가지는 밝음을 향해 하늘로 뻗어 오릅니다. 어둠과 밝음의 모순된 조화를 이뤄내고 있는 나무를 보노라면 지금의 우리 상황이 코로나 사태로 암울하고 두려움도 있지만 그것을 자양분으로 하여 더 크게 밝고 건강한 우리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보았나요.

 

살구꽃 사이로 잉잉거리며 날고 있는

 

꿀벌들의 생명의 찬가를 보았나요?

 

당신은 보았나요.

 

어둠을 향해 뿌리내고 밝음을 향해 가지를 뻗는

 

나무의 모순된 조화를 보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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