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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편지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0-10-06 / 조회수 : 1979



무덥고 지루했던 장마도 끝나고 아침 저녁으로 싸늘한 기운이 완연합니다.

가정에 별일들은 없으신지요?

요즘 배추 값이 너무 비싸서 걱정들이 많으시지요?

봉인사에서도 올 봄에 미리 텃밭을 만들었고 신도님들께 약간의 도움을 드리고자 하였으나 7월부터는 거의 매일 멧돼지가 내려와 밭을 쑥밭으로 만들더군요. 고구마, 당근, 마 밭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더니만, 오늘 아침에는 잘 자라던 땅콩 밭마저 다 뒤엎어놓았습니다. 함께 밭에 가셨던 하얀비 거사님이 농사 다 망쳤다며 몹시 속상해 하셨습니다. 아마도 멧돼지들은 하얀비 거사님께 엄청나게 감사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인간은 우리에게 먹거리를 만들어 주는 동물들이란다. 꿀꿀... 하얀비 님께 감사하자 꿀꿀...’ ^^

오이 호박도 긴 장마에 녹아버리고 깻잎은 병에 걸려 시들거리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가지와 방울 토마토는 아쉬운 대로 제법 따먹었답니다.

에휴~ 이렇게 노력해서 수확한 것이 적다보니 농사짓는 농부들의 고충이 어떠할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삶 전체가 이렇게 파헤쳐지고 병들고 힘들고 고통스러운건 아닌지 모를 일입니다. 멧돼지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계속 지켜봤어야 할텐데... 전문 농사일이 아니다 보니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번뇌의 피해롤 줄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지켜봄이 필요할 것입니다. 잠시라도 방심하면 번뇌가 내 삷을 지배하기가 쉽습니다. 마치 멧돼지가 내려와서 농사지은 것을 망쳐놓듯이 말입니다......

요번 제 11회 한길예술제도 주차장을 이용해서 멋진 무대를 만들어 빗속에서도 실내 공연장 분위기로 잘 마쳤습니다.

신도회장님이 편찮으셔서 함께 하시진 못하였으나, 여러분들이 모아주신 열정과 힘 덕에 원만히 치루었습니다. 회장님의 빠른 회복을 기원드립니다, 그리고 주차장을 무대로 꾸밀 생각을 해주신 이대종 거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발랄한 학생들의 아름다운 끼와 동참한 여러분들의 환호가 빚여낸 훌륭한 예술제 였답니다. 감사합니다.

대학 예술동아리 간의 경연이므로 차별없이 그 예술장르의 차이점을 보고 전율과 감동을 주는 팀에게 대상을 주었습니다. 무작위로 30명의 신도님들이 감동받은 팀에게 동그라미를 주어서 가장 많이 받은 팀이 대상을 받았습니다.

우리 삶도 스스로 만족할 만한 감동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대상감이겠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 모두는 소중한 부처님의 성품을 지닌 존재 들입니다. 각각의 차이는 있지만 차별을 두어서는 않되겠지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얼마나나 차별을 많이 하며 살아왔는지 살펴볼 일입니다. 가령, 돈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에 대해서 차별대우하고 있진 않았는지...... 지위나, 명예, 지역, 혈연, 학연, 남성, 여성 등등... 그에 따라서 차별을 두고 대하진 않았는지 살펴 볼일입니다. 분명 차이가 있음을 인정해야 하지만 차별을 두고 사람을 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는 차별을 두는 경향이 너무 강한 것 같습니다.

돈과 명예와 지위등을 가진 사람들을 대우하는 차별된 사회가 형성되다 보니, 많이 모아야 되고 지위를 높여야 되며 내 이미지를 강화시켜야 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삶이 투쟁장소가 되어버렸습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돈과 명예 때문에 받는 대우, 그것이 나의 인격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건만, 사회는 인격을 믿는게 아니라 돈과 능력을 믿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돈과 명예가 없어 질까봐, 내 이미지가 실추될까봐 전전 긍긍해하며 걱정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 결과 내가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이미지가 삶을 대치해 가고 있습니다. 결국 불안 우울증, 심지어는 자살까지 하게 되었지요. 이 모두가 차별이 빚어낸 병적인 현상입니다.

가을로 접어든 지금 맑은 가을 하늘 처럼 맑은 마음으로 우리 자신을 성찰해 봅니다. 그리고 가만히 속삭여 봅니다.

 

“우리는 불성을 지닌 위대한 존재

차이는 있으나 차별은 없다.

우리는 하나다.”

 

10월 한달도 멋진 나날 되소서!

적경 두손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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