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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편지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1-10-05 / 조회수 : 1974


풍성한 계절입니다. 봄날 뿌렸던 씨앗들이 성장하고 이제는 거두어들이는 수확의 시기입니다. 시월의 파아란 하늘은 마음의 평화와 행복감을 가져다줍니다. 수확은 감사와 행복을 함께 줍니다. 수확의 계절인 이 가을에 행복을 수확할 일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할 때 온전히 주의를 기울여 그 일과 함께 할 수 있나요?  내가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고 마음먹은 대로 행동한다면, 즐겁고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생각과 행동이 서로 다른 삶을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을 하거나 사람을 대하는 것에서도 이런 모습들이 드러나곤 합니다.

분리감... 

이 분리감이 행복을 야금야금 갉아 먹습니다. 가령 중국 식당에 가서 짜장면을 시켜먹으면서 옆사람을 보며, ‘에이~ 짬뽕을 시킬 걸 그랬나?’ 한다든가 아니면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동시에 의심을 한다던가, 이런 것들이 분리감입니다. 그냥 짜장면을 맛잇게 먹으면 행복할 텐데, 짬봉에 대한 미련으로 짜장 맛도 제대로 못보고 짬봉도 못 먹고 행복하지도 못하게 됩니다. 그런 경험들 있으시지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은 그저 기쁘고 축복의 마음인데, 그 사람을 신뢰하고 그냥 믿으면 될 텐데 의심합니다. 사랑하면서 의심을 하는 이런 모순이 어디 있습니까? 사랑하기 때문에 의심하는 건가요? 정말 그런가요?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것은 아닌가요?

이렇듯이 온전히 하나에 마음모아 살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를 분리감이라고 말할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행복을 놓쳐 버리고 후회나 고통스러움을 키워 갑니다. 의심은 두려움에서 기인합니다. 불안감이지요. 이렇게 우리는 현실 속에서 늘 분리감을 가지고 갈등의 상황을 만들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람들은 욕망(貪)과 저항(嗔)의 양 틀에서 허우적거립니다. 욕망은 후회와 의심이라는 감정을 가져다주고, 저항은 분노와 슬픔, 두려움을 가져다줍니다. 그렇게 행복을 갉아 먹고 분리시켜갑니다.

가을입니다. 수확과 순응이 함께하는 계절인 것입니다.

여름내 성장시킨 성과물들을 세상에 돌려주고 겨울을 위한 준비로 모든 걸 처음처럼 제자리로 돌려주는 계절입니다. 그 모습에는 어떠한 욕망도 저항도 보이지 않습니다. 분리감 없이기꺼이 돌려주는 모습 거기서 순응을 배울 일입니다. 행복은 순응(順應)에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넉넉함. 풍성한 가을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이렇듯이 행복은 쟁취하거나 획득해 가는 것이 아닙니다.

분리감 없이 순응하며 수용해 갈 때 그 자체가 행복감 이지요.

애써 노력해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행복한 모습은 잠시뿐이고 찌들거나 자신의 상황을 지켜내려고 몸부림치는 듯한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왠지 안쓰럽기 까지 하지요.

성공은 행복의 구성 요소는 될지언정 행복을 만들어 내지는 못합니다. 반면, 행복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아마도 행복한 사람들은 다 성공한 사람들일 것입니다. 즉 성공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행복이 성공을 창조합니다.

그거 아시나요? 행복한 사람이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사실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행복하신가요?

누군가 관음보살님께 기원을 했답니다. 고통 없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해달라고요... 그러자 관세음 보살님께서 대답하셨답니다.

“고통은 세속적 관심에서 벗어나 내게 좀 더 가까이 오게 하는 귀한 것이다. 나는 그대들에게 이미 가피(加被)를 주었다 행복은 그대의 손(관점)에 달려있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공통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가요? 아마도 행복일 것입니다.  불, 보살님도 인간의 행복을 위해 오셨고, 세상의 모든 종교가 행복을 위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 것입니다. 그런데, 간혹 종교가 우리의 행복을 구속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 봅니다.

이곳 봉인사에 오면 행복하신가요? 혹시 절에 안가면 어찌되지 않을까하는 찝찝함 때문에 오는 건 아니신가요? (웃음)  그렇다면 가족과 함께 오십시오. 나만 행복해 하면 되겠습니까?

간혹 분리감느끼는 기도를 하시는 분을 가끔 봅니다. 즉 관세음 보살을 부르다가 지장보살님이 서운해 하실까봐 지장보살을 부릅니다 그러다가 석가모니 부처님을 안 부르면, 예의가 아닐 것 같아 또 석가모니를 부릅니다. 그러고들 있지요?

그러지 마세요. 그저 내가 평소 모시는 한분을 잘 부르시면 됩니다. 서운해 하지 않으셔요.  괜히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 일 뿐이지요. 그것도 일종의 분리감입니다. 어쨌든 행복은 수용(순응)함이며, 분리감 없는 삶입니다.  수확의 계절 이 풍성한 가을에 행복을 수확할 일입니다.

                                                                              미소담아 적경 두손 모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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