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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의 편지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2-06-10 / 조회수 : 1279

6월의 편지

불자님들 안녕하세요?

이렇게 여러분을 뵙게 되니 기쁩니다.

어느덧 6월입니다. 싱그럽고 푸르른 녹음이 우거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푸르른 녹음처럼 젊고 활기차게 살아야 할 것입니다.

연세 드신 분들은 행여 내가 살면 얼마나 살까 하며 의욕을 잃고 있지는 않으신지요?

우리가 슈퍼에 가서 물건을 살 때 엊그제 새로 나온 빳빳한 만 원짜리와 오래 전에 나온 구겨진 헌 돈 만 원짜리 중 어느 것을 주어야 물건을 더 많이 살 수 있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헌 돈 이든 새 돈 이든 가치는 똑같은 것이지요?

우리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젊은 사람이든 나이가 많은 사람이든 그 가치는 똑같습니다.

몸은 기력이 좀 떨어져도 우리 마음은 얼마든지 젊고 활기차게 살 수 있습니다.

젊음이 아름다운 것은 자연이고, 중년이 아름다운 것은 수행이며, 노년에 아름다운 것은 예술이라고 합니다.

그러기에 젊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어렵고 힘든 일을 겪게 됩니다. 누구나 겪는 일이지요.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달고 좋은 것만 먹을 수는 없습니다. 씀바귀와 같은 쓴 음식도 요리를 잘 하면 좋은 음식이 됩니다, 우리 인체는 쓰거나 떫은맛을 먹지 않으면 몸의 균형이 깨어진다고 합니다. 단 것만 먹으면 몸의 균형이 깨어지고 건강을 잃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삶에서 좋은 일만 있다면 행복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어린아이에게는 좋은 일만 있도록 부모가 보살펴 주겠지만, 언제까지나 귀엽고 힘없는 예쁜 아기로 있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고난을 통해 우리의 의식은 성장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삶에서의 고난은 삶의 균형을 잡아주는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달리는 자동차도 마찰 없는 빙판위에서는 앞으로 나아가기 힘듭니다.

비행기도 공기의 마찰이 있어야 하늘을 날 수 있듯이 고통은 우리의 영적 의식성장을 위해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음식에서의 쓴맛이나 삶에서의 고통을 잘 수용하는 마음자세가 행복과 불행을 가르고 성공과 실패를 판가름 하는 요소입니다.

수용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살펴보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당신의 아들인 라훌라에게 해주신 법문입니다. 어린 라훌라는 짓궂고 거짓말도 자주하는 개구쟁이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라훌라를 주변 사람들이 많이 걱정을 했습니다. 이 사실을 안 부처님이 라훌라를 불렀습니다.

부처님은 라훌라에게 그릇에 물을 떠오도록 시켰습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그 물에 발을 담그시고는 말씀하셨습니다.

“라훌라야, 내 발을 닦아 주렴”

어린 라훌라는 부처님의 발을 정성껏 닦아드렸습니다. 부처님이 라훌라에게 물었습니다. “라훌라야, 발 닦은 이 물을 마실 수 있겠니?”

”에이 부처님 이 발 닦은 더러운 물을 어떻게 마셔요?“

“그래 이미 더러워진 물은 마실 수가 없겠구나, 이 물을 저 꽃에 주고 그릇을 가져 오너라” 라훌라는 부처님이 시키신 대로 그 그릇을 부처님 앞에 공손히 가져다 놓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라훌라에게 물었습니다.

“라훌라야, 이 그릇에 음식을 담아서 먹을 수 있겠니?”

“에이 부처님 아버지, 발 씻은 더러운 그릇에 어떻게 음식을 담아요?”

“그렇구나, 더러워진 그릇에는 음식을 담을 수가 없구나, 똑똑하다”

그렇게 말씀하시고는 그릇을 발로 툭 찼습니다. 그릇은 데굴데굴 굴러서 돌에 부딪쳐 깨졌습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라훌라에게 물었습니다.

“라훌라야, 깨어진 그릇이 아깝지 않느냐?”

“이미 더러워진 그릇이고 쓸모가 없게 된 그릇이어서 아깝지 않습니다.”

“그렇구나, 이미 더럽혀지고 쓸모가 없는 그릇이 되었구나. 더렵혀지고 음식도 담을 수 없고 깨어져도 아까워할 사람이 없게 된다면 얼마나 슬픈 일이냐? 네가 지금 그렇게 되고 있다.“

꾸중을 들은 어린 라훌라는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빙그레 웃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라훌라야, 저 대지(땅)를 보아라. 땅은 똥을 부어도 싫어하지 않고, 향수를 뿌려도 좋아하는 일이 없다. 똥이든 향수든 무엇이든 다 받아들인다. 땅과 같이 살아라! 라훌라야 물을 보아라! 물은 더러운 것을 빤다고 해서 싫어하거나 꽃잎을 띄워준다고 하여 좋아하는 일이 없지 않더냐? 물은 더러운 것이든 아름다운 것이든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물처럼 살아라! 라훌라야 불을 보아라! 불은 태울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고 다 태운다. 귀한 것 천한 것 가리지 않는다. 불앞에 무엇이 귀한 것이고 무엇이 천한것이 따로 있더냐? 귀하고 천함을 판단하지 않는 불처럼 살아라! 라훌라야 바람을 보아라! 바람은 달콤한 꽃냄새와도 어우러지고 구린내 나는 똥냄새와도 기꺼이 어우러진다. 좋은 냄새 나쁜 냄새 구분하지 않는다. 바람처럼 살아라!“

이와 같이 삶속에서 좋은 일이든 싫은 일이든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평온이든 고통이든 무엇이든 수용하고 받아들일 일입니다. 우리는 부처님의 아들딸입니다.

부처님이 라훌라에게 해주신 이 가르침은 지금 우리에게 해주신 말씀입니다.

녹음이 우거진 이 유월에 무엇이든지 자양분으로 삼아 더욱 성장하도록 노력합시다.

                                                            초선당에서 적경 두손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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