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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의 편지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2-12-14 / 조회수 : 1714

 

11월의 편지


안녕들 하셨어요?

곱게 물들던 단풍잎도 우수수 떨어지고 쌀쌀한 기운이 가슴속까지 느껴집니다.

이번 11월은 봉인사에 큰 수련 템플스테이가 많이 있습니다. 때만 되면 항상 봉사해주시는 우리 신도님들 감사합니다.

수련을 하다보면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중하게 여기는 온갖 삶의 방식들도 달리 생각해보면 별 의미 없이 느껴지는 것이 많습니다. 가령 산을 오르는 산악인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산 정상에 오릅니다. 그리고 산을 정복하고 남들이 해내지 못한 힘든 역경을 이겨낸 보람을 느끼고 만족해합니다. 에베레스트를 정복 하는 산악인들은 목숨도 걸지요. 하지만 다시 내려옵니다. 그럴 수밖에 없잖아요? 그 위에서 평생 살 가치도 없고, 살수도 없지요.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동차 경주 F1 그랑프리가 열렸었지요. 승리한 사람은 수많은 갈채와 영광 그리고 기쁨을 얻습니다. T.V.도 중계 하구요. 사실 정해진 트랙을 목숨 걸고 뺑뺑 달립니다. 그뿐입니다. 이렇게 굉장한 모험과 목숨을 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그런 것에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을 보면 좀 의아한 생각이 듭니다. 나름 이유가 있고 가치가 있겠지만, 저렇게 해서 뭘 어쩌자는 건지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행여 우리 삶도 환호와 갈채를 받기 위해서 이와 비슷한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봅시다.

‘지금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 정말 값어치 있는 것일까? 이런 삶 말고 정말 값진 것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일까?’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나의 의식을 성장시켜주는 그런 삶을 선택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의식이 성장한다고 하는 것은 나라고 하는 에고(EGO-아상, 아만)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게임이나 경기에서의 승리는 환호와 열광을 받지만 에고를 강화시키기 쉽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원하고 찾고 있는 사랑은 에고를 내려놓을 때 이루어 질수 있습니다. 즉, 베풀고 나누고 상대의 행복에 대해서 배려해주고 상대가 잘 되기를 기꺼이 도와주는 마음이 사랑입니다.

‘나’가 강조되어지면 상대가 잘되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습니다. 심지어 상대가 힘들어 지면 고소해 하기도 하지요. 결국 의식성장이라고 하는 것은 ‘나’ 또는 ‘내 것’ 이라며 쥐고 있는 에고의 마음을 풀어놓는 것입니다. 그것은 곧 타인에 대해 마음 써주는 사랑으로 연결되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예쁜 꽃병을 실수로 떨어뜨려 깨뜨렸다고 가정해 봅시다. 아까운 마음이 들것입니다. 그런데, 그 꽃병이 ‘내 것’ 이었다면 난리가 날것입니다. 굉장한 차이가 있지요...... ‘나’ ‘내 것’ 이라는 것은 참으로 묘한 것입니다.

‘나’라는 것은 잘 들여다보는 일은 평생을 해야 할 의미 있는 작업인 것 같습니다.

“가치 있는 삶이란 과연 무엇일까?”

“나는 누구일까?” “나란 무엇인가?”

대수롭지도 않은 상황에서도 ‘내 것’ 이란 꼬리표가 붙으면 왜 세상이 뒤집혀 보일까요? 왜 그럴까요? 나에 대한 존중감과 타인에 대한 존중감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요?


모든 것은 우리의 의식의 영역인 것 같습니다.

의식이 크면 모든 것이 허용이 될 것입니다. 의식이 작으면 네 것, 내 것, 나누고 투쟁하며 쟁취하고 싸워 나가게 됩니다. Fl 경기에 우승하는 것이나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리며 달리는 것이나 관점에 따라서는 거기서 거기인 것 같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F1 우승자에게는 돈과 명예가 주어지고 다람쥐에게는 풍부한 먹이가 주어진다는 것이겠지요.

성장을 위한 삶 - 즉 수행의 삶.

타인의 행복을 위한 배려의 삶 - 즉 봉사의 삶.

‘수행과 봉사’ 다시 말해 ‘보살의 삶’, 이것이 가장 가치 있는 삶이 아닐까요?

보살의 삶을 살아가려면 의식이 커야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는 이기적이다. 나는 욕심 사납다. 나는 기쁨이 많다. 나는 부정직하다. 나는 이중적이다.’ 등등

이렇게 스스로가 스스로를 볼 수 있는 힘을 키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틈틈이 짬을 내서 봉인사에 오셔서 나를 찾는 수련들을 함께해 봅시다.

여기 아름다운 가르침이 있어서 소개 하겠습니다. 오래전 티벳 큰스님의 게송입니다.

나 건강하면 참 행복하겠다.

타인을 위해 힘껏 봉사 할 수 있으니까......

나 병약하면 참으로 행복하겠다.

보다 깊이 나의 내면을 성찰할 수 있을 테니까......

나 오래 살면 매우 행복하겠다.

오랫동안 남들을 도울 수 있으니까......

나 일찍 죽으면 정말 행복하겠다.

다음 생에는 보다 아름다운 보살의 삶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깊어가는 가을날에 감기 조심하시고 몸 챙기듯 마음도 챙겨 갑시다.

 

                                                               -초선당에서 적경 두손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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