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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디빵까라세얄레이 초청법문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3-05-07 / 조회수 : 1889

디빵까라 새얄레이 법문 1

2013/5/6

 

감사합니다.

제가 이 자리에서 법을 전할 수 있도록 귀한 자리를 마련해 주시고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신 봉인사 주지스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거룩한 일이 가능하도록 해 주신 자원봉사자들과 수행을 위해 멀리서부터 오신 분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는 계신 분들 중에는 명상을 처음 접해 보신 분도, 꾸준히 명상을 해 오신 분도 있을 겁니다. 또는 다른 명상을 해 보시거나 다른 전통의 스승들께 배우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따라서 부처님의 가르침, 법을 처음 접하는 분들보다는 어느 정도 익숙하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불교에서는 명상 즉 수행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태어남이라는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의 삶이 굉장한 투쟁이 됩니다. 이러한 태어남, 늙음(bhyati), 질병이라는 것을 거치고 나면 모든 이들이 죽게 됩니다. 따라서 이 자리에는 삶이라는 여행의 반 정도를 살아온 분도 반 넘게 살아온 분도 있을 겁니다.

우리의 삶을 돌아볼 때 행복한 때도 불행한 때도 있고, 근심 걱정이 있는 때도 있을 겁니다. 이러한 행불행은 우리의 집착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집착, 욕망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집착을 끊어내지 않으면 이런 삶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삼사라(samsara)를 계속 전전하게 됩니다.

여러분께서 잘 아시는 것처럼 붓다께서도 숲 속에서의 6년간의 고행 후 깨달으셨습니다. 그 내용은 우리 삶은 집착, 욕망에서 시작되고 그것을 끊어내지 않는 한 삶이 지속된다는 것입니다. 붓다께서 숲 속에서 깨달으신 것은 집착과 번뇌를 끊어내면 고통에서 자유로워진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아라한, 붓다가 되셨습니다. 붓다께서 아라한이 되신 다음에는 환생없는 완벽한 열반을 얻게 되신 것입니다. 붓다께서 수행을 통해 아라한과를 성취하셨던 방법을 단계적으로 알려주신 것이 명상이고 수행법입니다. 아라한과를 성취한 이후에는 다시 몸을 받지 않고 완벽한 열반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붓다께서는 수행의 초기부터 시작해 닙바나, 열반을 성취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설하셨습니다. 왜냐하면 닙바나, 열반을 성취한 이후에야 더 이상 몸을 받지 않고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붓다께서는 깨달음 이후 바라나시에서 다섯 비구를 대상으로 첫 설법을 하셨고 이를 초전법륜이라 하고, 초전법륜경 (Dhammacakka~sutta)에 이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이 때 붓다께서 다섯 비구에서 설하신 내용이 바로 팔정도이고, 이것이 열반에 이르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팔정도를 계 (sila, ), (Samadhi, ), (panna, ) 삼학(三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계는 바른 말(samma vaca, 正語), 바른 행위(samma kammanta, 정업), 바른 생계 (samma ajiva, 정명)입니다. 수행자로서 계를 지키는 것은 기본이 되며, 수행의 성취를 돕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지키는 팔계가 이러한 노력이 됩니다.

팔정도 중 바른 노력 (samma viriya, 正精進), 바른 알아차림 (samma sati, 正念), 바른 삼매 (samma Samadhi, 正定)은 두번째 정 (Samadhi)라는 부분에 속합니다.

바른 견해 (samma ditthi, 定見)와 바른 사유 (samma sankappa, 正思惟)는 삼학 중 세 번째인 혜 (panna)에 속합니다.

이처럼 수행에서 계가 중요하므로 수행 기간 동안 재가자들은 적어도 오계를 지키도록 합니다. 수행자들께서 오계에 대해 알고 계실 것이므로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첫 번째 계인 불살생에 대해서만 간략히 말하려고 합니다. ‘살생을 하고자 하는 이유는 욕망 (貪心)이 일어나는 것과 관련있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대상을 죽인다는 것은 집착으로부터 나옵니다. 살생은 욕망뿐만 아니라 분노 (, 嗔心)과도 연관 있습니다. 이처럼 욕심, 분노가 일어나면 마음이 깨끗하지 않게 되고, 어리석음 (恥心)으로 마음이 덮이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 마음이 매우 더럽게 되는 것입니다.

인간으로서 우리의 본성은 아주 순수하고 깨끗하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나요? 어린 아기들을 보십시오. 얼마나 순수한가요? 그러나 외부 환경에 마음에 물들어 가지 않습니까. 비유하자면 한 송이 연꽃이 진흙에 있는 것과 같습니다. 진흙에서 피어남에도 연꽃이 물들지 않는 것처럼 밝고 순수한 선업 (good kamma)이 우리의 본성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자신의 본성에 대해 확실히 알지 못하면 자꾸 물들게 됩니다. 그러므로 계를 지키려고 늘 노력해야 합니다. 계를 지키게 되면 우리 마음 속에서 자애 (metta)의 마음이 일어나게 되고, 이를 통해 순수한 마음이 자꾸 일어나게 됩니다. 더 이상 죽이지도 않고 다른 생명체를 해하려는 마음도 없어지게 됩니다. 그처럼 자애명상을 통해 우리의 마음이 점점 밝아지고 부드러워지게 되어, 연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우리의 밝고 순수한 마음이 드러나게 됩니다.

우리의 삶이 늘 그렇듯 좋은 것도 안 좋은 대상이 늘 있기에, 불선(不善)한 것도 만나게 됩니다. 그렇게 불선한 것을 만날 때도 계를 지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제 말이 맞나요? 이렇게 하는 것이 어렵지요? 놀거나 TV를 보는 것은 쉽지만 수행하는 것은 어렵지요? 수행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임에도 이 자리에 수행하러 오신 여러분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저는 지난 10년 동안 일본의 연휴 기간 동안 매년 두 차례 수행지도를 해 오고 있습니다. 휴일에는 아홉시 열시에 일어나도 되지만 이곳 수행처에서는 아침 네 시에 일어나야 합니다. 그런데 왜 수행처에 오는 것일까요? (Dhamma)을 배우고 수행하기 위한 것이지요. 또 명상에 드는 비용이 싼 것도 아닙니다. 일본에서는 하루 수행 비용이 약 100 ( 12만원 정도)를 내야 합니다. 그래도 일본인 수행자들은 기쁘게 수행하고 돌아 갑니다. 왜 그럴까요? 그들의 삶에 명상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바로 지혜입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은 벌써 충분한 지혜를 성취한 것 같습니다. 또한 저는 여러분께서 이 자리에 오신 것이 매우 기쁘고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아시아 각국에서 명상을 지도할 때는 대부분 150명 이상의 수행자들과 함께 합니다. 이 자리에는 50명 이하의 수행자들이 모였음에도 이번에 제가 이 곳에 온 이유는 여러분을 응원하고 싶어서 입니다. 저는 여러분을 마치 가족처럼 응원하고 지지하고 싶습니다. 이번 집중수행을 통해 이곳에 있는 모든 분들이 선정에 들었으면 합니다. 할 수 있겠지요? 선정은 절대 어렵지 않습니다. 아주 쉽습니다. 그냥 제가 하는 말씀만 조금 들으시면 됩니다. 제 말씀 듣고 싶으신가요? 명상하는 동안 편하고 행복한 느낌을 느낄 겁니다.

내일 아침 여러분은 팔계(八戒)를 받을 것입니다. 혹시 몸이 불편하신 분은 오계(五戒)를 받으면 됩니다. 오늘은 수행 첫날이니, 어떠한 불편한 느낌도 내려놓으시면 수행이 깊어질 겁니다. 9일의 시간밖에는 없습니다. 다시 태어난 것처럼 생각하시고 아주 소중한 시간이니, 밖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생각은 잠시 내려 놓으세요. 이 곳 수행처에 같이 계신 분들을 가족으로 생각하십시오. 여러분 이렇게 하실 수 있습니까? 바깥의 가족이나 일에 대한 생각은 잠시 내려 놓으십시오. 우리 마음 속에 지금은 집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일본에 가기 전 홍콩에서 수행지도를 하였습니다. 그 때 50명의 여성 수행자들이 7일 동안 계를 받고 출가자의 생활을 했습니다. 이것은 7일 동안 집착을 완전히 끊었다는 뜻입니다.

수행처에 계시는 수행 기간 동안에는 자기자신이나 가족, 스승 어떤 일에 대해서도 집착을 내려놓고 지금 현재에 완전히 집중하십시오. 지금 현재 여러분은 절 안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비구, 비구니 스님처럼 수행자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마음도, 느낌도 완전히 자유롭게 놓아 주십시오. 9일 동안 이 곳 수행처에서 해야 할 유일한 일은 팔계를 지키고, 현재 순간에 행복하게 머무르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선업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리고 수행 기간 동안 여러분의 가슴에 집중하십시오. 이 곳의 환경이 얼마나 아름답고 좋습니까? 주위에는 산도 있고 나무도 있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행복하게 머무르십시오. 이렇게 조용하고 평화로운 환경에 마음을 온전하게 둔다면, 우리의 몸과 마음이 이완될 겁니다.

내일 아침부터 여러분은 명상을 시작하게 됩니다. 자기자신에 대한 자애명상부터 시작합니다. 자신의 몸에 온전히 집중합니다. 머리부터 시작해 몸을 지나 발까지 완전히 집중합니다. 그러면서 내가 위험에서 벗어나기를!’하는 문구를 반복합니다.

비유하자면 더운 여름날 물을 틀어 놓고 샤워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전신에 물이 흘러서 몸이 시원해지는 것처럼 자애의 마음이 흘러 마음이 시원해지는 것입니다. 이런 샤워의 느낌을 기억하십니까? 얼굴이나 몸의 느낌을 기억하면 좋습니다. 만약 기억이 잘 안 나면 거울을 보고서 얼굴의 느낌을 기억하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다음 네 가지 문구를 반복합니다.

 

내가 위험에서 벗어나기를!

내가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내가 몸의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내가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몸의 느낌과 함께 위의 문구를 반복합니다.

이렇게 자애명상을 통해 마음이 고요해지면 그 다음엔 아나빠나사띠 (호흡집중명상)로 넘어갑니다. 명상을 해 왔던 분들은 전체 좌선시간 동안 자애명상을 할 필요는 없고 일반적인 대상에 대한 자애명상을 잠시 한 후 아나빠나사띠로 들어갑니다. 하나하나 대상에 대한 자애명상이 아니라 일반 대상에 대한 자애명상을 하면 됩니다. 나중의 법문에서 자애명상에 관해 자세히 설명할테니, 지금은 아나빠나사티에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자기자신에 대한 자애명상만 간단히 하고 아나빠나사티로 들어갑니다. 아나빠나사티 수행의 목적은 삼매를 얻기 위한 집중력을 개발하기 위함입니다. 바른 삼매(正定)는 팔정도의 하나로서, 바른 노력(正精進)과 바른 알아차림(正念)에 기반해 일어나고 이들의 개발이 중요합니다. 정념은 수행의 대상인 명상 주제를 지속적으로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붓다께서는 집중력을 개발하기 위해 40가지의 명상 주제를 가르치셨습니다. 경험에 의하면 아나빠나사티가 집중을 개발하는 가장 빠르고 강력한 방법입니다. 가능하면 다 설명하고 싶습니다만 간단하게만 요약하겠습니다.

40가지 중 10가지 까시나 명상이 있습니다. 그 중 네 가지는 색깔을 대상으로 합니다. 예를 들어 흰색을 대상으로 해서 표상을 만든 후 여러 방향으로 확장시킵니다. 이를 통해 팔선정(八禪定)에 들 수 있습니다. 흰색, 노란색, 붉은색, 갈색 등 네가지 색깔 까시나 수행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 , , 풍을 대상으로 하는 4대 까시나와, 허공, 빛을 대상으로 하는 까시나 수행이 있습니다. 이렇게 총 10가지의 까시나 수행이 있습니다.

그리고 10가지의 부정관 (asubha, 不精觀)이 있습니다. 이것은 사람이 죽은 다음부터 시체가 단계별로 변해가는 과정에 대한 명상입니다.

그리고 10가지 수념(anusati, 隨念)이 있습니다. 붓다에 대한 수념(隨念), 법에 대한 수념(隨念), 상가(隨念), 보시에 대한 수념, 계에 대한 수념, 범천에 대한 수념, 열반의 고요함에 대한 수념, 죽음에 대한 수념(죽음관), 아나빠나사티, 32상 등을 주제로 하는 명상입니다. 이처럼 사마타 명상주제는 40가지가 있으므로 여러분께 아나빠나사티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면 말씀하십시오. 다른 명상 주제를 드릴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 30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나서 사무량심이라는 자, , , 사 명상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무색계선정이 있습니다. 39번째는 사대에 대한 명상, 마지막으로 음식에 대한 혐오감 수행으로 40가지 사마타 명상 주제가 구성됩니다.

불교 수행자로서 이러한 내용을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붓다께서 명상을 가르쳤다고 하는데, 선정을 개발하는 몇 가지 명상 주제를 가르쳤나요?’라고 묻는다면 저는 몰라요.’라고 하는 것보다 이런 내용을 알고 있는 것이 더 낫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붓다께서는 왜 이렇게 많은 40가지 명상 주제를 가르쳤을까?’하는 생각이 들지요? 왜 그럴까요? 답을 아시나요? 사람마다 전부 근기가 다르고 전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모두 여기에 있지만, 어떤 이의 전생은 범천일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인간으로부터, 어떤 이는 축생에서, 또 다른 어떤 곳에서 왔겠지요. 사람마다 특성과 취미가 다르지요. 어렸을 때부터 다른 이유는 전생 때문이지요. 전생에 원숭이였다면 장난꾸러기에다 집중하기도 어렵겠지요.

한 때 붓다께서는 다섯 제자와 함께 하셨는데 아난존자도 함께 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성향이 매우 달랐습니다. 한 사람은 여기저기 움직이는 것을 좋아해서 집중이 전혀 안 되었고, 한 사람은 잠이 많아서 집중이 안 되고, 한 사람은 밤하늘에 별을 보는 것을 너무 좋아했고, 다른 사람은 바닥에 딩굴거리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이 때 아난존자가 붓다께 여쭈었습니다. “저 제자는 왜 가만히 있지 못하고 여기저기 움직이는 제자는 왜 그렇습니까?” 붓다께서 말씀하시길 그는 전생에 원숭이였느니라. 그렇기에 여기저기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럼 저 제자는 왜 그렇게 잠이 많습니까?” “그는 전생에 뱀이었느니라. 뱀은 늘 잠을 자지 않느냐?” 이건 제 말이 아니라 붓다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그러면 저 제자는 왜 늘 별을 바라 봅니까?” “그는 전생에 점성술사였느니라. 그래서 늘 별을 바라보고 기록해서 그렇느니라.” “바닥에 딩굴거리는 저 제자는 왜 그렇습니까?” “그는 전생에 지렁이였느니라. 늘 땅을 갈고 기던 습이 있어서 그렇느니라.” 마지막 제자는 붓다의 법문을 주의깊게 듣고 수행을 열심히 하였습니다. “그는 전생에 비구였느니라.”

이와 같이 붓다께서는 현생의 특성이 전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마다 근기가 다르기에 많은 명상 주제를 가르치신 것입니다. 붓다께서는 여섯 가지 속성의 사람에 따라 적합한 명상 주제를 설하셨습니다.

첫번째는 욕심 (貪心)이 많은 사람입니다. 여러분이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형제 자매들에게 과자를 나누어 주던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어머니가 하나씩 골고루 나누어 주시고 형제 자매들도 가만히 있는데, ‘왜 나는 하나밖에 안 주지? 하나 더 먹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났다면 탐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렇게 대강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분노 (嗔心)가 많은 사람입니다. 이들은 쉽게 화를 내지요. 세 번째는 어리석음 (恥心)이 많은 사람입니다. 이들은 잠이 많습니다. 네 번째는 믿음(saddha, 信心)이 많은 사람, 다섯 번째는 생각 (vitakka, 轉向)이 많은 사람, 여섯 번째는 지혜가 많은 사람입니다.

이처럼 붓다께서는 모든 사람을 여섯 자기 속성으로 구분하셨습니다. 각자 자신의 속성을 알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의 속성이 무엇인지 제게 말씀해 주시면 제가 적합한 명상 주제를 드릴 수 있습니다. 욕심이 많은가요? 분노가 많은가요? 모르시겠습니까?

내일부터 호흡에 대한 집중명상을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호흡에 집중을 잘 하다가, 생각이 자꾸 올라옵니다. 그 때 욕망에 대한 생각이 주로 올라오면 욕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이렇게 호흡에 대한 집중명상을 하는 동안 욕망이나 망상이 많이 올라오더라도 호흡으로 주의를 돌리면 됩니다. 그렇게 했는데도 잘 안 되면 명상 주제를 바꿀 수 있습니다. 욕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붓다께서는 11가지 명상 주제를 주셨습니다. 제가 40가지 명상 주제에 대해 말씀 드렸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첫날부터 너무 숙제가 많지요? 제가 이렇게 많이 알려드리는 이유는 여러분께서 붓다의 가르침을 많이 접하고 이해하셨으면 하는 바람때문입니다.

욕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10가지 부정관이 적합합니다. 부정관은 시체의 상태를 단계별로 관하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32상이 적합합니다. 욕심이 많은 사람은 자기자신에 대한 집착, 가족에 대한 집착이 많기 때문에 명상 주제에 집중하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그러나 어느 날엔가는 그도 죽고, 나도 죽고, 몸은 어느 날은 죽지요. 우리가 죽고 나면 아무런 쓸모도 없고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습니다. 부인이나 남편이 여러분을 많이 사랑한다고 생각하시지요? 열흘의 수행이 끝나고 집에 가서 물어 보십시오. “당신이 나를 진정 사랑한다면, 내가 죽은 다음에 관에 넣어서 장례식장에 보내지 말고 한 달이나 두 달 집에 있도록 해 줄 수 있어요?”라고 물어 보세요. 그분들 답이 어떠할까요? 만약 “오케이. 네가 아무리 냄새가 나도 같이 살 수 있어.”라는 대답을 하면 정말로 여러분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죽은 다음에는 몸은 아무런 쓸모도 없고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측면에 대한 명상이 바로 부정관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생각하고 싶어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습니까? 이런 사실에 대해 우리는 눈을 감고 현실을 직시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또한 자신의 소유물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이 얼마만큼의 돈이나 차, 집을 가지고 있어도 죽은 다음에는 소용이 없습니다. 죽을 때 가져 갈 수 있는 단 한가지는 우리의 업(kamma, )뿐입니다.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은 좋은 곳으로 가실 겁니다. 왜냐하면 선업을 짓고 계시니까요. 영국에 가려고 하면 에티켓이 있어야 합니다. 범천에 가려면 선업이 있어야 합니다. 그처럼 좋은 곳에 가려면 선업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올바르지 않은 생각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어떠한 것에도 욕심에도 집착하지 마시고 명상 주제에 집중하십시오. 이처럼 욕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부정관이 적합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명상하려고 앉아 있을 때 호흡에 집중이 안 되고 과거의 생각이 자꾸 떠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을 화나게 했던 일이나 사람이 자꾸 떠오르는 것은 분노가 많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명상을 하러 수행처에 온 것은 선업 (善業)을 짓기 위한 것인데, 자꾸 화를 내는 것은 악업(惡業)을 짓는 것입니다. 붓다께서는 분노가 많은 사람을 위해 여덟 가지 명상 주제를 설하셨습니다. , , , 사의 사무량심과 흰색, 노란색, 붉은색, 갈색의 네 가지 색깔 까시나가 적합합니다.

욕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몇 가지 명상 주제가 있지요? 열 한가지, 예 맞습니다. 분노가 많은 사람에게는 몇 가지 명상 주제가 있습니까? 여덟 가지, 예 아주 좋습니다. 내일 아침부터 명상에 들어가면 많은 사람들이 졸음에 빠질 겁니다. 이렇게 잠이 많은 사람과 생각이 많은 사람에게는 아나빠나사티가 가장 좋습니다. 졸음이 오면 아나빠나사티 동안 호흡이 아주 부드러워집니다. 이럴 때는 호흡을 조금 강하게 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믿음이 많은 네 번째의 사람에게는 열 가지 수념(隨念) 중 여섯 가지가 좋습니다. 붓다에 대한 수념(불수념), 법에 대한 수념(법수념), 상가(승수념), 보시에 대한 수념, 계에 대한 수념, 범천에 대한 수념이 좋은 명상 주제입니다.

마지막으로 지혜가 많은 여섯 번째 속성의 사람에게는 네 가지 명상 주제가 좋습니다. 사대, 열반에 대한 수념, 죽음에 대한 수념, 음식에 대한 혐오감 수행입니다. 이런 내용을 기억하십니까? 여섯 속성의 사람들에 각자 적합한 명상 주제를 합치면 30가지가 됩니다. 이제 남는 10가지 명상 주제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합합니다. 열가지 까시나 주제를 말씀드렸는데 기억하시나요? 네 가지 색깔 까시나는 분노가 많은 사람에게 적합한 것으로 이미 사용되었고, 여섯 가지 까시나가 남았습니다. 여기에다 사무색계 선정을 더하면 열 가지가 됩니다. 이들 열 가지 명상 주제는 모든 사람에게 적합합니다. 이것으로 40가지 명상 주제를 모두 설명하였습니다.

여러분께서 이 모든 40가지 명상 주제를 수행하고 싶어도 한 번에는 한 두가지만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쉬운 것이 앞서 설명드렸던 자기자신을 대상으로 하는 자애명상입니다. 자애의 느낌이 몸을 따라 흘러내리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까 설명드렸던 방법 기억하십니까?

이렇게 자기자신에 대한 자애의 느낌을 충분히 보낸 다음에는 천천히 호흡으로 주의를 옮깁니다. 콧구멍 주변의 호흡으로 주의를 돌립니다. 이 때 호흡에 에너지를 너무 쓰지 말고 자연스레 들고 나는 호흡을 관찰합니다. 아나빠나사티를 할 때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다리를 구부려 가부좌를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척추를 앞이나 뒤, 옆으로 기울어지지 않게 바르게 앉습니다. 어깨의 긴장은 풀고 들숨과 날숨을 있는 그대로 관찰합니다. 관찰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나빠나사티에서 중요한 것이 세 가지입니다. 첫 째는 호흡의 본질을 아는 것입니다. 호흡의 본질은 자연을 관찰할 때와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것을 보든지 본질을 먼저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호흡을 볼 때 입이 아닌 콧구멍을 통해 호흡이 들고 나는 것, 그것만을 계속 보십시오. 그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호흡을 볼 때 마음이 호흡을 따라 몸 안으로 들어와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어 호흡이 코로 들어와 목구멍, 가슴, 배까지 호흡을 따라 안으로 들어 올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마십시오. 그렇게 하는 것은 호흡의 본질을 보는 아나빠나사티가 아니라 풍대(바람의 요소)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호흡의 움직임이나 진동을 보는 것은 아나빠나사티가 아닙니다. 호흡의 요소인 풍대를 따라 가면 콧구멍 근처에서 호흡이 약해지게 됩니다. 이전의 수행 때문에 호흡을 따라 마음이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이번 수행에서는 그렇게 하지 마십시오.

들고 나는 호흡의 본질을 계속 관찰하면 호흡이 닿는 곳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때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호흡이 닿는 곳에 주의를 두고 그 곳을 관찰하는 것이 아닙니다. 호흡이 닿는 곳에 주의를 두고 공기의 움직임이 어떻게 되는가를 관찰합니다. 많은 명상 지도자들이 호흡이 닿는 곳 에 주의를 두도록 가르칩니다. 호흡이 닿는 곳에만 주의를 두면 전두엽 부분에 긴장이나 두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호흡이 닿는 곳에 주의를 두고 공기의 움직임을 관찰합니다.

또한 호흡을 따라 너무 멀리 밖으로 나가도 안 됩니다. 문지기의 비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문지기는 문가에 서서 주의를 두고 사람들이 들고 나는 것만을 봅니다. 그처럼 우리도 호흡이 닿는 곳에 주의를 두고 공기의 움직임을 보는 것입니다. 아시겠습니까?

또 하나 조심할 것은 호흡의 느낌에 집중하는 것이 아닙니다. 따뜻하거나 차가운 공기, 몸 안에서 따뜻하거나 차가운 느낌에 집중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행 동안에 이러한 느낌에 집중하게 되면 감각느낌이 점점 커지므로 아나빠나사티의 집중력이 약해집니다.

또 하나 조심할 것은 좌선을 오래 하다 보면 다리나 몸에 통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때 다른위빠사나 방법처럼 ‘통증, 통증, 통증’으로 알아차리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저 통증을 무시하고 호흡으로 주의를 더 돌립니다. 호흡에 집중하면 통증이 점차 가라앉을 것이고, 호흡이 점차 미세해 집니다. 그래도 통증이 너무 심하고 명확하면 천천히 자세를 바꿀 수 있습니다. 아나빠나사티에서는 호흡이 명상 주제인데, 호흡은 늘 우리와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집중이 쉽지 않을까요? 무엇 때문에 쉽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우리 마음이 원숭이처럼 이리저리 날뛰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날뛰는 원숭이를 어떻게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요? 이럴 때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마음챙김의 끈입니다. 한 쪽은 원숭이에 붙들어매고 다른 한 쪽은 코끝에 묶어 둡니다. 마음챙김의 끈을 호흡과 원숭이 사이에 달아 매 놓으면 원숭이가 멀리 갈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원숭이가 지치게 되면 코 끝 주위에 와서 앉게 됩니다. 그러므로 수행하는 동안 우리가 할 일은 마음챙김의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요? 영화를 보는 것처럼 원하는 대상에 마음을 두면 됩니다. 호흡에 집중하고 싶으면 하나부터 여덟까지 혹은 하나부터 열까지 세는 동안 호흡에 대해 계속 궁금해 하는 것입니다. 망상이 일어나도 쫓아가지 말 것, 졸음이 와도 잠에 빠지지 않는 것, 그래도 계속 졸리면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면서 잠을 쫓으십시오.

이번 명상 기간은 짧습니다. 잠에 빠지는 이유는 결심이 확고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열흘 간의 수행 기간 동안 ‘반드시 선정에 들거야’라고 강한 결심을 하십시오. 그렇게 노력을 해도 계속 졸리우면 할 수 있는 것이 숫자를 붙이는 겁니다. 들숨-날숨-하나, 들숨-날숨-, 계속해서 들숨-날숨-여덟까지 세고 다시 하나로 돌아옵니다. 이렇게 해서 아무런 망상도 졸음도 없게 되면 숫자를 떼어 버리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옵니다.

들숨 날숨에 대한 집중이 20~30분 지속되면, 제 경험에 따르면 10분 정도만 지속되면 호흡이 매우 기뻐지고 가벼워집니다. 이 년 전에 제가 봉인사에서 수행 지도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니밋따를 보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선정에 들었습니다. 저는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수행 지도를 해 왔습니다. 일전에 홍콩대학교의 총장이신 비구 수님께서 제게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새얄레이는 세계 여러 곳에서 수행 지도를 해 오셨는데 어느 나라 사람들이 수행을 잘 합니까?” 이 때 제가 “한국 사람이요. 한국 사람들은 아주 빠르고 명석해서 아주 짧은 시간에 니밋따를 보고 선정에 듭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 분은 명상에 관한 연구를 하시면서 어느 나라 사람들이 명상을 잘 하는지 호기심이 생겨서 물어보셨던 겁니다. 그러니까 한국 사람들이 수행 잘 한다고 했던 제 체면을 살릴 수 있도록 수행 열심히 해 주세요.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여러분이 수행을 열심히 하시도록 독려하기 위해서입니다.

최근 일본에서 명상 지도하면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남편은 이슬람교도이고 매우 고집이 센 분이었고, 부인은 불교도이었습니다. 남편이 명상에 참여하러 일본에 왔는데, “저는 명상만 하고 싶습니다. 불교에 대해서 알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분은 아주 열심히 해서 한 번에 세 시간씩 좌선을 했습니다. 이 분은 단 하루만에 아주 밝은 니밋따를 보았고, 삼일만에 사선정에 들었습니다. 그리고나서 32상 수행까지 경험했습니다. 그렇게까지 경험하고 나니 “나는 더 이상 이슬람교도가 아닙니다. 나는 불교도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수행에 대한 체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직접 수행을 통한 체험을 하게 되면 믿음이 아주 견고하게 됩니다.

내일부터 여러분께서 사마타 수행을 통해 선정에 드는 수행을 하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위빠사나 방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여러분께서 먹을 때, 걸을 때, 자리에 누울 때, 다른 곳으로 주의를 돌리지 말고 코 언저리에서 일어나는 들숨 날숨에만 온전히 주의를 두시길 바랍니다. 또 하나는 어떤 것도 여러분끼리 논의하지 마시고 제게 물으십시오. 그렇게 온전히 아나빠나사티를 할 때에만 여러분은 좋은 것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오늘 저는 40가지 명상 주제와 여섯 가지 사람의 속성을 말씀드렸습니다. 모든 일상 생활에서 호흡을 챙기시기를 바랍니다. 이것으로 오늘 법문은 마치겠습니다.

 

-             이 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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