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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의 편지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9-08-25 / 조회수 : 693

불자님들 안녕하십니까. 이제 무더위도 한풀 꺾이는 백중이 지났습니다. 칠월칠석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수복 건강을 위한 기도인 반면, 백중은 각종 과실을 차려서 조상님들께 공양 올리는 날입니다. 칠석날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인데, 소 끄는 견우는 주식(먹거리)를 의미하고 베짜는 직녀는 의복을 의미합니다. 그 둘을 이어주는 오작교는 사랑의 완성을 뜻하는 집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렇게 견우 직녀의 만남은 의식주의 원만한 성취를 의미하는 것이고 풍요로운 의식주를 기원하는 날이 바로 칠월칠석입니다. 소중한 만남을 통해서 견우와 직녀의 사랑이 완성되듯 우리의 의식주(衣食住)는 매 순간 소중한 만남들을 통해서 풍성하게 번영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그런가 하면 백중(百中)이라고 하는 것은 스님들이 하안거를 마치는 해제일로서 부처님 당시부터 내려오던 큰 나눔의 의식입니다. 본디 부처님의 제자인 목련 존자가 어머니를 위해 큰 재를 베풀어서 어머니를 지옥의 고통에서 건져내어 천상에 가게 하였다는 것에서부터 유래(由來)가 되고 있습니다. 백중을 우란분절이라고도 하는데 우란분은 잘못되어진, 거꾸로 매달려진 것을 바로잡는다는 뜻입니다. 올해 백중은 양력으로는 우리나라 광복절인 8월 15일과 겹쳤습니다. 우리가 주권을 되찾은 날입니다.

독립했다는 뜻이지요. 독립이란, 어떠한 것에도 예속되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자유롭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우리는 돈에 구속되기도 하고 사랑에 구속되기도 하며, 자식이나 남편 또는 아내에게 구속되기도 하고 건강 때문에 구속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나를 자유롭지 못하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가령 돈이 있으면 행복할 텐데...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돈에 얽매이고 있다는 뜻이지요. 건강하면 참 좋을 텐데... 이 역시 몸의 나약함을 드러내고 있는, 병약함에 구속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모든 것들은 나의 평소 평온하지 못했던 삶의 방식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지나친 욕망이나 저항은 삶을 힘들게 만들고 내 삶을 스스로 구속시켜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정한 독립, 그것은 우란분, 얽매인 것으로부터 해방된다고 하는 의미와 서로 통합니다. 바로 광복(光復)이 그러하지요. 광복이라고 하는 것은 빛을 회복한다는 뜻으로서 어둠의 시기를 끝내고 빛을 회복했다는 의미이므로 잘못되어진 것을 바로잡는다는 우란분과 동일한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잘못되어진 것을 바로잡는다 하는 의미와 빛을 회복했다고 하는 것은 같은 의미입니다. 우리에게 잘못되어지는 것이 있다면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마음과, 나의 욕망과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을 미워하고 싫어하는 마음들입니다. 이런 마음이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삶을 왜곡되게 경험하도록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렇게 왜곡되어지는 삶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욕망하고 저항하는 탐진치(貪嗔癡) 삼독(三毒)을 내려놓아야 할 것입니다. 지나친 욕망에 의해 지독한 고통을 면하기 어렵고 지나친 분노로 인해 들끓는 고통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런 것들을 바로잡아 주는 것은 평화로움입니다. 백중은 평화를 염원하며 평온을 회복하는 바로 그런 의미의 공덕을 짓는 날입니다.

그런가 하면 음력 7월 18일은 봉인사 중창주이신 한길로 대법사님의 열반재일이었습니다. 한길로 대법사님은 봉인사가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교화도량으로 키워지기를 원하셨습니다. 그 유지(遺志)를 받들어서 오늘도 힘써 봉인사가 불국토를 이루는 초석이 되도록 힘써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아직은 무더위가 가시지는 않았으나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함을 느끼는 날들입니다. 너무 욕망과 저항으로 들뜸이 없는 평온한 나날을 기원드리며 칠월 칠석과 백중의 의미와, 한길로 대법사님의 유훈을 기억하며, 정성을 다해 살아갈 일입니다.

 

초선당에서 적경 두 손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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