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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호-들숨날숨에 마음챙김 하는 방법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0-01-16 / 조회수 : 3155

붓다께서 보이신 선정과 지혜수행

진경스님(봉인사 한길선원장)

목차

Ⅰ. 수행(修行)의 의미.

Ⅱ. 선정수행의 필요성

Ⅲ. 아나빠나 사띠(Anapana-sati) 수행의 의의

1. 아나빠나 사띠 수행방법

2. 빛의 발생 원리

3. 어떻게 색계선정들을 개발하는가?

4. 어떻게 무색계선정들을 개발하는가?

Ⅳ. 지혜 수행 (위빠사나)

1. 고통에 대한 통찰 (고성제-5온)

2. 고통의 원인에 대한 통찰 (집성제-연기)

3. 고통의 소멸 (멸성제-열반)

4. 고통의 소멸로 향하는 길 (도성제-8정도)

Ⅴ. 수행자의 바른 마음가짐

 

  ‘붓다께서 보리수 아래서 고통을 종식시킨 후 입멸에 드실 때까지 우리에게 남긴 법을 한 마디로 요약하라’ 한다면 ‘지계(持戒), 선정(禪定), 지혜(智慧)의 삼학(三學)이다’라고 대답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지계의 주춧돌 위에서 선정을 도구로써 지혜수행을 할 때 붓다께서 깨닫고 보이신 법을 그대로 보고 알게 될 것입니다.

  선정과 지혜수행은 빨리어로는 사마타 위빠사나, 한문으로는 지관(止觀)수행이라 부릅니다. 선정 수행으로 마음을 고요하고 깨끗이 한 후, 통찰지혜로 궁극적 물질과 정신 그리고 그것의 조건과 원인에 대하여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로 꿰뚫어 보는 수행법입니다.

  이 수행법을 통하여 우리는 붓다께서 깨달으신 4성제(四聖諦)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5온인 고통(苦聖諦)과 그것의 원인인 집착(集聖諦)의 소멸(滅聲諦)을 보고 알기 위해서는 3학인 8정도(道聖諦)를 수행해야 합니다. 붓다께서 보이신 이 길을 누구든 따라 걷는다면 고통의 소멸인 열반에 이를 것입니다.

  이 글은 필자가 미얀마 파욱 선원에서 지도받고 수행한 내용과 파욱 큰 스님의 법문에 근거한 것입니다.

Ⅰ. 수행(修行)의 의미.

  “모든 불선(不善)을 행하기를 그치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라. 스스로의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라는 과거 칠불통게(七佛通偈)에서 보여주다시피 부처님의 위대한 가르침 중 하나는 무엇이 선이고 불선인가를 보여 준 것입니다.

  선업이 되는 행위에는 3가지 기반이 있습니다. 보시(布施)와 지계(持戒), 선정과 지혜수행(修行)입니다. 수행은 최상의 선입니다. 그러면 무엇을 닦는다는 말일까요? 수행에서의 행은 오온 중의 행온(의도)을 의미합니다. 의도는 곧 업입니다. “의도가 곧 업이라고 나는 선언한다”고 붓다께서 말씀하셨지요. 그러므로 수행이란 무엇이 선이고 불선인지를 알면서 이 의도를 닦는 것입니다. 즉 불선한 의도가 마음에서 일어났을 때 그 다음 순간 그것을 멈추도록 노력(의도)하는 것입니다. 선한 의도가 증장하도록 닦는 것이 수행입니다. 마음은 마치 맑은 물과 같습니다.1) 맑은 물에 레몬즙이 섞이면 레몬 물이 되듯, 마음에 선심의 마음부수들이 섞이면 선심이 되고 불선심의 마음부수들이 섞이면 불선심이 됩니다. 선심은 결점이 없고 기쁨이 있는 결과를 일으키고 불선심은 결점이 있고 과보로 괴로움을 일으킵니다. 이것을 아는 기반 위에서 지금 어떤 마음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지혜로운 주의력2)으로 보는 것이 수행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선의 극치인 열반에 도달할 것입니다.

Ⅱ. 선정수행의 필요성

  우리는 3가지 방식, 즉 몸으로, 말로, 마음으로 업을 짓습니다. 우리가 계율을 잘 지킬 때 몸으로 짓는 업, 입으로 짓는 업을 단속하게 됩니다. 5계로써 설명해 본다면, 살아 있는 생명을 죽이지 않는 것, 자신의 소유가 아닌 것을 취하지 않는 것, 삿된 음행을 하지 않는 것은 몸으로 짓는 업을 단속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이 아닌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입으로 짓는 업을 단속하는 것입니다. 술이나 정신을 취하게 하는 약물을 마시지 않는 것은 신, 구업과 직접 연관은 없지만 앞의 4가지 계율을 파 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에 신, 구업을 간접적으로 단속하는 것에 해당됩니다. 이렇게 비구 스님들이 지켜야 할 227계 또한 모두 신업과 구업을 단속하는 테두리 안에 속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계율을 잘 지켜도 마음으로 짓는 업은 여전히 지을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모기가 물었을 때 죽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지만, 살생하지 않는 계를 지키기 때문에 죽이지 않습니다. 이때 몸으로 짓는 업은 범하지 않았지만 마음으로 짓는 업은 이미 행했습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짓는 업을 단속할 수 있는 것이 선정수행입니다. 마음을 수행의 대상에 기울여 알아차림 할 때 습관대로 업을 지었던 마음이 길들여지고 고요해지고 깨끗해지는 것입니다. 마음은 항상 대상을 필요로 합니다. 이 마음에게 선업을 일으킬만한 올바른 대상을 제공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올바른 대상에 마음을 1시간 동안 잘 기울여 알아차림 했다면 그 시간 동안 불선업을 짓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선업을 지은 것이 됩니다.

  또한 앙굿다라니까야(증지부)에 연꽃과 비유하여 4종류의 사람들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것은 선정수행의 필요성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짧은 게송을 듣는 것만으로 깨달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두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게송에 대한 긴 설명을 들은 후에 깨달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세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단지 법을 들음만으로는 깨달을 수 없고 계, 정, 혜 3학을 체계적으로 닦아서 깨닫게 되는 사람들입니다. 네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이번 생에서는 깨달을 수 없는, 지혜의 뿌리(慧根)3)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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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5온중 식온(識薀):단지 대상을 알기만하는 마음, 이것을 본래의 마음(origin mind)이라고 부르기도 함.   

2) 6가지 지혜로운 주의력이 있다. 대상(물질과 정신)에 대하여 ‘물질’로, ‘정신’으로, ‘무상’으로, ‘고’로, ‘무아’로, ‘부정한 것’으로 아는 주의력이다, 반면에 대상을 ‘항상한 것’으로, ‘즐거운 것’으로, ‘나’로, ‘깨끗한 것’으로 아는 것은 어리석은 주의력이다.                                                                                                          

3) 사람에게는 탐(貪), 진(瞋), 치(癡), 무탐(無貪), 무진(無瞋), 무치(無癡)의 6종류의 뿌리가 있다. 탐, 진, 치의 뿌리를 제거하는 것이 수행이고 이것이 완전히 제거된 사람이 아라한이다.

    첫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과거세에서 이미 경·율·론 3장을 완전히 습득했고, 들었고, 탐문했고, 선정을 닦아 위빠사나 11번째 지혜인 상카라(sankhara)4)에 대한 평온의 지혜까지 수행했습니다. 이러한 완벽한 원인을 이미 갖추고 있기 때문에 짧은 4구게를 듣는 것만으로 바로 깨달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 어떤 수행자들은 부처님 당시에 쉽게 깨달았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상기하면서 그때 사람과 지금 사람이 뭐가 다른가? 자신들도 할 수 있다는 환상을 품고 선정수행을 닦지 않고도 바로 지혜수행을 통하여 고통의 소멸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부처님 당시의 깨달았던 사람들이 깨달음에 이를 수 있는 충분한 원인을 이미 갖추고 있었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주석서에 의하면 오늘날에는 앞의 두 부류의 사람들은 찾아 볼 수 없고 계․정․혜 3학의 체계적인 수행을 통하여 고통의 소멸에 도달하는 세 번째 부류의 사람들과 이생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선정이나 열반을 성취할 수는 없지만 그러한 노력으로 다음 생에 혜근을 갖추고 태어났을 때 계속해서 수행한다면 깨달을 수 있는 네 번째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Ⅲ. 아나빠나 사띠(Anapana-sati) 수행의 의의

  ‘아나’는 들숨이고 ‘빠나’는 날숨, ‘사띠’는 알아차림입니다. 즉 들숨과 날숨에 대한 알아차림입니다. 이 수행법은 선정수행의 주제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위빠사나 수행의 주제도 됩니다.5) 파욱에서는 이 수행법으로써 먼저 선정을 계발하게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40가지의 대상을 통하여 선정수행을 가르치셨습니다. 그 중에서 30가지는 본삼매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고 나머지 10가지는 근접삼매에만 도달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수행은 역대 부처님들과 보살들께서 하신, 본삼매 까지 도달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행법입니다. 대표적이라고 특별히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붓다께서 6년간의 고행을 포기하시고 보리수 아래 앉으셨을 때 이 아나빠나-사띠로 색계선정을 확립하신 뒤 위빠사나로 전환하셔서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을 성취하셨기 때문입니다. 그 뒤에도 빠리닙바나에 드실 때까지 매일 선정에 드셨고 제자들에게도 적극 이 방법을 권장하셨습니다.6) 또한 모든 뛰어난 수행자들이 이 수행법으로 색계 4선정을 얻었으며, 선정의 토대위에서 조건 지어진 법을 무상, 고, 무아로 통찰함으로써 아라한에 이르셨습니다. 그러므로 수행자들이 이 아나빠나사띠에 대한 강한 신심과 존경심을 갖고 수행한다면 마침내 모든 붓다와 아라한들께서 이르신 고통의 소멸에 도달 할 것이 분명합니다.

1. 아나빠나 사띠(Anapana-sati) 수행 방법

  붓다께서는 대념처경(大念處經)에서 아나빠나 사띠 수행방법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비구들이여, 여기에 어떤 비구가 숲이나, 나무 아래나, 빈 공간에 가서 가부좌를 하고 몸을 똑바로 세우고 수행주제에 대한 마음 챙김을 확립하여 앉는다. 그는 알아차리면서 숨을 들이쉬고 알아차리면서 숨을 내쉰다.

     ①들이 쉬는 숨이 길면 ‘길게 들이 쉰다’고 알아차고,

        내 쉬는 숨이 길면 ‘길게 내 쉰다’고 알아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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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형성된것, 조건지어져 일어나고 사라지는 몸과 마음의 법들, 즉 물질, 정신과 그것들의 원인과 조건.       

5) 숨은 9가지 궁극적 물질로 구성된 깔라파이다. 이 궁극적 실재(paramata빠라마타)를 대상으로 보는 것은 위빠사나 수행이다. 단지 개념(pannatti빤냣디)으로써의 숨을 아는 것은 선정 수행이다.                           

6) “비구들이여, 이 들숨날숨에 마음 챙김을 통한 삼매를 닦고 많이「공부」하면 전적으로 고요하고, 수승하고, 순수하고, 행복하게 머물고, 나쁘고 해로운 법들이 일어나는 즉시 이들을 사라지게 하고 가라앉게 한다.”(상윳다 니까야-상응부-)

 

      ②들이 쉬는 숨이 짧으면 ‘짧게 들이 쉰다’고 알아차리고,

         내 쉬는 숨이 짧으면 ‘짧게 내 쉰다’고 알아차린다.

      ③‘숨의 전 과정을 알면서 들이 쉬리라’며 공부 짓고

        ‘숨의 전 과정을 알면서 내 쉬리라’며 공부 짓는다.

      ④‘숨을 고요히 하면서 들이 쉬리라’며 공부 짓고

         ‘숨을 고요히 하면서 내 쉬리라’며 공부 짓는다.”

붓다께서 보이신 이 들숨날숨에 대한 수행법을 오늘날 그대로 가르치고 있는 미얀마 파욱센터에서는 수행자들이 성공적으로 이 수행법을 체득 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래 단계들은 파욱 큰 스님의 법문에 근거한 것입니다.

①첫 번째 단계: 올바른 몸자세

  먼저 알맞은 좌선 자세를 선택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편안한 어떤 자세를 택해도 됩니다. 만약 (반)가부좌 자세가 힘들다면 이 자세를 취하지 않아도 됩니다. 양쪽다리를 가지런히 바닥에 놓음으로써 한 다리가 다른 쪽 다리를 압박하지 않는 평좌자세가 좋습니다.

  적당한 두께의 방석을 이용하여 엉덩이 아래를 받치면 편안하게 앉을 수 있으며 상체를 똑바로 세울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장기간 수행을 위해서도 매우 유익합니다. 우리는 오랜 기간 수행을 통해서 이것을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한 개의 평평한 방석만을 사용해서 좌선한다면 우리의 몸이 앞으로 수그러지는 바람에 몸을 반듯하게 세우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 입니다. 그렇게 할 경우 몸과 마음에 긴장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손은 단전 앞에 가지런히 포개어 두든지, 무릎위에 올려놓아도 됩니다. 눈은 자연스럽게 감고, 혀도 자연스럽게 내버려 둡니다.

  그런 다음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온몸을 이완합니다. 몸의 어떤 부분에서도 긴장이 없음을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몸에 긴장이 있다면 그것을 풀려고 시도 하십시오. 그래서 이완되고 자연스런 상태에서 좌선 하십시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결국 그 긴장이 불편함과 통증 등을 일으킬 것 입니다. 그러므로 좌선을 시작할 때는 언제나 온 몸의 긴장을 푸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②두 번째 단계: 올바른 마음자세

  모든 걱정과 계획, 생각들을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조건 지어진 모든 것들은 무상하다는 사실을 숙고해야 합니다. 모든 조건 지어진 것들은 우리의 희망에 따르지 않고 제 나름의 진행과정을 따를 뿐입니다. 그것들을 붙잡으려고 애쓰는 것은 무익합니다. 수행하는 동안에는 모두를 내려놓는 것이 이롭습니다. 망상 속에 얽혀들 때마다 지금은 걱정하고 있을 때가 아니고 단지 수행 대상인 숨에만 알아차림 해야 할 때라는 사실을 스스로 상기 시켜야 합니다. 만약 기억해야 할 어떤 중요한 일이 수행 중에 떠올라서 그 일에 대해 숙고해야 한다고 거듭 생각되더라도 수행 중에는 그러지 말아야 합니다. 꼭 필요하다면 미리 준비해둔 노트에 그것을 적어 두어 수행할 동안은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나빠나 사띠에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원한다면 다른 모든 생각들을 멀리 제쳐 놓아야 합니다. 어떤 수행자들은 집중이 발전되기를 원하면서도 온갖 세상일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항상 들숨날숨과 세상의 여러 가지 일 사이를 오가면서 언제나 마음이 들떠있어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려고 열심히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합니다. 들숨날숨 이외의 다른 일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일에 대한 이런 집착은 자신의 수행 발전에 큰 장애물이 됩니다. 수행하는 동안에 다른 모든 생각을 멈추겠다는 강한 결의가 매우 중요합니다.

③세 번째 단계: 들숨날숨에 친숙해 지기

  이 단계에서는 수행을 통해 숨에 친숙해져야 합니다. 몸의 긴장을 완전히 푼 후 다른 모든 생각들을 멈출 것을 결의하고 들숨과 날숨이 피부에 닿는 지점에 마음을 두어야 합니다. 이것을 접촉 지점이라고 합니다. 숨의 접촉 지점은 보통 윗입술이나 콧구멍 주변이 될 것입니다. 이 두 장소 중의 한 접촉 지점에서 숨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숨과 함께 마음을 유지하고 항상 숨과 함께 깨어있도록 합니다. 마치 관찰자처럼 자연스러운 숨을 객관적으로 알아차리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자연스러운 숨을 조절하거나 그것에 간섭해서는 안 됩니다. 오직 있는 그대로의 숨을 알아차리기만 하면 됩니다. 만약 숨을 의도적으로 조절하면 가슴이 불편해질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자신이 선택한 숨의 접촉 지점에서 숨을 알아야 하며 몸 안으로 들어가는 숨이나 몸 바깥으로 나가는 숨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한 대상에 오로지 집중된 마음이 선정을 가져 오기 때문에 몸 안팎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숨을 따라가게 되면 삼매를 완벽하게 계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청정도론에서는 문지기의 비유를 들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지기는 이미 마을 안으로 들어간 사람이나 바깥으로 나간 사람에게는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오직 문에 다다른 사람들만을 주의 깊게 볼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수행자들은 숨이 몸 안팎으로 들고 나가는 것을 따라가지 않습니다. 오직 접촉 지점에 닿은 숨만이 그의 관심사입니다”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숨에서 사대(四大)요소의 특성에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숨에서 땅의 요소(단단함, 부드러움, 거침, 매끄러움, 무거움, 가벼움)나 물의 요소(흐름과 응집), 불의 요소(따뜻함과 차가움), 혹은 바람의 요소(지탱과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여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사대(四大)요소의 특성 중 하나에 주의를 기울이면 다른 특성들도 점점 더 뚜렷해져서 그로 인해 집중력이 흩어질 것입니다. 수행자가 해야 할 일은 오직 숨을 아는 것뿐입니다. 숨을 변하는 대상-궁극적 실재(paramata빠라마타)-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 개념-관습적 진리(pannatti빤냣디)―으로 알아야 합니다.

  때때로 호흡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때가 있을 것 입니다. 이것은 숨이 멈추었기 때문이 아니라 숨이 미세해져 수행자가 그 미세한 숨에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알아차리지 못하는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침착하게 깨어있는 마음으로 숨의 접촉 지점에 마음을 두기만 하면 됩니다. 숨을 알아차리는 것이 어려울 때는 숨을 계속 쉬고 있다는 것만 알면 됩니다. 인내하면서 마음 챙김을 지속한다면 점차 미세한 숨을 알아차리게 될 것입니다. 계속 노력해 간다면 미세한 숨에 집중하는 일에 익숙해질 것입니다. 이것은 삼매를 계발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숨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수행자는 중도(中道)의 길을 가야 합니다. 단지 적당한 양의 노력만을 기울어야합니다. 과도하게 노력하면 긴장이나 두통, 그리고 눈의 피로와 같은 문제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면에 너무 적은 노력과 적은 힘을 기울이면 망상이나 졸음에 빠지게 됩니다. 자신의 노력이 항상 숨을 알 수 있기에 충분하면 됩니다.

  마음에서 망상이 일어날 때마다 거기에 얽히지 말고 재빠르게 숨으로 돌아오십시오. 일어난 생각에 화를 내는 것도 무익합니다. 망상이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임을 받아들이면서 그것에 얽혀 들지 않는 것이 망상과 번뇌를 다루는 올바른 방법입니다.

  만약 망상이 자주 일어난다면 들숨과 날숨에 ‘들숨-날숨’, ‘들숨-날숨’…하면서 마음속으로 인식하면 숨을 알아차리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숨을 셀 수도 있습니다. 즉 숨을 들이쉴 때 들숨으로 알고 숨을 내쉴 때 날숨으로 알면서 날숨의 끝에서 ‘하나’하고 수를 셉니다. 이런 식으로 적어도 다섯은 세야 하고 열 이상은 세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여덟까지 세기로 정했다면 하나에서 여덟까지 반복해서 숨을 세야 합니다. 하지만 숨을 셀 때의 명상 주제는 여전히 숨이어야 하며 세고 있는 숫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의 마음이 고요하고 안정적으로 될 때까지 계속 숨을 세야 합니다. 마음이 고요해지면 세는 일을 멈추고 들숨-날숨만을 알아차리면 됩니다.

  혹은 성냄이나 증오, 분노 등이 일어나 호흡에 제대로 알아차림 할 수 없을 때는 자비관을 잠시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자비관은 먼저 자신을 향해서 ;

“내가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내가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내가 육체적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내가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이라는 이 네 구절의 의미를 체험하듯이 느끼면서 자신을 향한 자비의 마음을 일으킵니다. 이렇게 여러번 반복하는 동안 마음이 부드러워지면 그 다음엔 모든 존재들을 향하여 다음의 네 구절을 통하여 자비의 마음을 일으킵니다.

“모든 존재들이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모든 존재들이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모든 존재들이 육체적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모든 존재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마치 모든 존재들이 모든 위험에서 벗어나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을 보는 듯이 그들이 그렇게 되기를 원하고 바라는 마음으로 자애심을 내 뿜습니다. 이렇게 여러번 반복하는 동안 마음이 관대하고 부드러워져 증오심 등이 가라앉으면 다시 호흡에 알아차림 합니다.

④네 번째 단계: 접촉지점에서 숨 자체에만 깨어있기

  숨에 15-20분 정도 지속적으로 깨어있을 수 있다면 숨에 상당히 익숙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숨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이전 단계에서는 숨을 알아차릴 때 숨의 접촉 지점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는 숨의 접촉 지점을 무시하고 오직 숨에만 집중하도록 노력합니다. 이렇게 하면 숨에 마음을 더 잘 집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숨에 익숙해지기 전에 너무 일찍 이 방법을 시도하면 얼굴 주위에 긴장이 생길 것입니다.

⑤다섯 번째 단계: 숨의 전 과정에 알아차림 하기

  30분 이상 계속 숨에 집중할 수 있다면 집중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숨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숨의 전 과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즉 하나의 지점에서 들숨의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한 후, 같은 지점에서 날숨의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하도록 합니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빈틈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마음이 방황하거나 달아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집중이 점점 더 깊어질 것입니다.

  숨은 때로는 길고 때로는 짧습니다. 이 때 길거나 짧은 것은 숨의 지속 시간을 말하는 것이지 숨의 거리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숨쉬기가 느리면 숨이 길어지고, 숨쉬기가 빠르면 숨이 짧아집니다. 숨은 있는 그대로 두어야지 의도적으로 길거나 짧게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숨의 길고 짧음에 상관없이 숨의 전 과정을 알아야 합니다. 이와 같이 유지한다면 수행자의 집중은 점점 더 안정될 것입니다. 만약 한번 좌선 시 숨에 한 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것이 3일 이상 계속 된다면 숨은 니밋따(nimitta), 즉 집중의 표상으로 바뀔 것입니다.

  이상은 아나빠나 사띠를 어떻게 수행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좌선시의 기본적인 단계입니다. 각 단계를 잘 기억하여 그대로 따라서 수행하도록 해야 합니다.

⑥일상에서의 숨에 대한 계속적인 알아차림 유지

  일상생활 중에도 반드시 숨을 알아차리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좌선 시간을 마치는 것으로 수행을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눈을 뜨고 다리를 이완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등의 순간에서도 계속해서 숨에 알아차림 해야 합니다. 서 있거나 걷거나 움직이고 누워있는 동안에도 계속하여 숨을 알아차리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마음이 다른 대상으로 옮겨가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됩니다. 수행의 빈틈을 점점 줄여야합니다. 항상 이렇게 수행한다면 나중에는 수행의 빈틈이 거의 사라질 것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아침에 깨어나서부터 저녁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성실하고 꾸준하게 수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급적 쓸데없는 말을 삼가하고 묵언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드시 필요한 경우나 법담을 나눌 때, 스승께 수행 경험을 보고할 때만 말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위와 같이 수행한다면 머지않아 선정을 얻는데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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