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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벗에 대하여....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07-11-12 / 조회수 : 2685

 안녕하셨습니까?

  요즘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법당 앞 살구나무는 매일 낙엽을 떨구고 있습니다. 때가 되면 떠나는 아름다운 모습이지요. 가을은 삶을 한번쯤 돌아보게 해주는 계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때가 되면 떠난다는 것, 어느 정도 되면 욕심을 스스로 거둘 줄 아는 것!  

   이것이 지혜이며 자유입니다. 진정한 자유란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멈추는 힘입니다.

‘깔리아나미타’ 이것은 좋은 벗이라는 팔리어입니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물으셨습니다. “제자들이여 그대들에게 모든 것을 나눌 줄 알고 모든 것을 이해할 줄 아는 좋은 벗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 벗은 그대의 수행에, 그대의 삶에 어느 정도나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겠느냐”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그때 아난존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 공경하며 답하기를 “세존이시여 그런 좋은 벗이 저에게 있다면 그는 제 인생에, 제 수행의 절반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자기 노력으로 삶(수행)을 이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불자님들은 아난존자의 대답처럼 삶에서 내 인생의 절반이라고 여겨지는 그런 좋은 벗이 있습니까? 내 남편 내 아내가 인생의 절반이라고 여기신적 있나요? 그 이상이라고 여기시나요, 그 이하라고 여기시나요? 인생의 절반이라면 대단한 거죠?



아난존자의 대답을 들으신 부처님께서 빙그레 웃으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니다. 전부다. 그런 좋은 벗은 그대들의 삶의 전부이며 수행의 완성이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그대들의 좋은 벗이다.”  이렇게 부처님은 벗으로 다가오십니다.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나는 그대들의 좋은 벗이다’라는 말씀을 뒤집어서 새겨보면 그대들도 다른 이들에게 좋은 벗이 되라는 말씀이십니다. 내 가족에게, 내 남편, 혹은 아내에게 그들의 삶에 내가 어느 정도나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인생의 전부라고 여길 수 있을까요? 내가 그들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그런 좋은 벗인지 한번 숙고해 볼 일입니다. 혹시 원수덩어리가 아닌가요? 원수란 가까운 사람끼리 지어내는 것입니다. 생판 모르는 사람하고는 원수 질 일이 없습니다. 부부 간에 부자간에 가족 간에 뜻이 안 맞으면 원수가 되기 일쑤죠. 그래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길 원수를 사랑하라 하셨나 봅니다. 그냥 가족을 사랑하라하면 될 걸 원수를 사랑하라고 어렵게 표현했습니다. 어떤 스님은 사랑할 원수가 없다고 표현 하더군요 가족이 없다는 말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더 멋있어 보이나 봅니다. 부처님 말씀에도 부부 간에는 화합만 잘되면 그보다 더 좋은 도반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뜻이 안 맞으면 해결해야 될 업을 지닌 관계(원수)이기 쉽습니다. 우리 불자님들은 어떤가요? 원수인가요, 좋은 도반인가요?


자! 그러면 우리가 좋은 벗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바라밀을 행하는 것입니다. 바라밀에는 여섯 가지가 있습니다. 여섯 가지는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바라밀’입니다. ‘보시’란 베푸는 것 즉 상대에게 잘 배려하는 마음이지요. ‘지계’란 서로간의 약속입니다. 서로를 사랑하기로 약속했으면 지켜야하겠지요 바람피우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인욕’이란 잘 참고 견디는 것입니다. 삶이란 기쁠 수도 있지만 때론 힘들 수도 있습니다. 잘 참고 견디는 것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갑니다. ‘정진’이란 노력입니다. 목표를 정했으면 열정을 가지고 추진해 나가며 그에 합당한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선정’이란 늘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욱하는 성격이 있습니다.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비결이지요? 짜증 분노 슬픔... 이런 것들을 제거 할 수는 없겠지만 기도하는 마음으로 승화시켜 나갈 수는 있습니다. 다음 ‘지혜’란 일에 우선순위를 잘 아는 것 이지요.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급급하지 않는 여유로움입니다. 때론 멀리도 보고 때론 신속하게 처리도 하며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맺어가는 게 지혜입니다. 이렇게 할 때 좋은 벗으로 나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봉인사에 들어오시다 보면 ‘밝게 바르게 착하게’라는 비석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초등학교 도덕책에서나 나올 수 있는 단어 이지요 그러나 깊이 들여다보면 불, 법, 승 삼보를 뜻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어둠을 밝히는 빛입니다. 그대로 밝음이지요. 부처님의 가르침인 법은 왜곡됨이 없는 모두에게 통하는 바른 것이지요. 그리고 부처님을 믿고 가르침을 따르는 승가는 서로 화합하는 선우(착한 벗)입니다. 즉 불, 법, 승 삼보는 밝게 바르게 착하게로 표현할 수가 있습니다. 좋은 벗은 삼보로써 다가가야 합니다. 첫째는 상대방에게 희망을 주며 다가서는지 살펴 볼일입니다. 두 번째는 거짓 없이 바르게 다가서고 있는지 살펴 볼일입니다. 세 번째는 상대를 배려해주는 착한 마음으로 다가서고 있는지 살펴 볼일입니다. 이렇게 자신을 스스로 살피며 관계를 맺어나가는 것은 그대로가 멋진 수행이며 좋은 벗(깔리아나미타)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항상 육바라밀과 삼보를 명심하여 살아갈 일입니다.

감사합니다. 성불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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