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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의 편지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6-12-28 / 조회수 : 776

8월의 편지

 

불자님들 안녕하십니까?

날이 무척 덥습니다.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힘든 날이 계속되었지만 이 모든 것도 지나가는 과정이겠지요.

원래 음력 7월은 가장 무더위가 기승 할 때입니다.

이번 7월은 견우직녀가 만나는 칠석이 있고 칠석일주일 뒤에는 돌아가신 조상님들의 음덕(蔭德)을 기리며 제를 모시는 백중 절이 있습니다.

견우직녀가 만나는 칠석은 의식주(衣食住)가 풍요로워 지기를 기원하는 의미 있는 날입니다. 왜냐하면 견우(牽牛)는 소를 끄는 농부를 뜻하므로 식량을 담당하고 있으며 직녀(織女)는 베를 짜는 여인으로, 옷을 담당합니다.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하늘 세계(우주)는 집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서 칠석은 의식주가 풍요롭기를 기원하는 날이며 의식주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입니다.

우리는 끊임없는 만남을 통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람과 만나고 일과 만나고 사건과 만나는 등 매 순간이 만남의 시간들입니다.

또한 견우와 직녀의 만남은 음양(陰陽)의 만남을 상징화 한 것인데, 우리의 내면세계인 의식과 외적세계인 현실과의 만남을 뜻합니다. 안과 밖이 서로 만나지 못하면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 말을 하지요. 그렇게 되면 삶이 명료해지기 어렵습니다. 칠석은 이렇게 의식주의 풍요로움을 기원함과 동시에 내면과 외면의 통합이 행복으로 이끄는 명료한 삶이라는 통찰을 얻는 날입니다.

그리고 백중(百中)을 백종(百種)이라고도 하는데, 그것은 백가지 종류의 오곡백과가 성장을 멈추고 무르익어가는 시작의 날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리고 백중(百中)을 백종(白踵)이라고도 합니다. 발뒤꿈치가 깨끗해진다는 뜻인데, 농부가 봄부터 여름 내내 하던 농사일을 마쳐서 논밭에 나갈 일이 없어졌기에 농부들의 발뒤꿈치가 깨끗해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백중서부터는 모든 것이 일을 하지않아도 스스로 곡물이 여물어져 가기 때문에 조상님들의 음덕을 생각하며 효성스러운 마음으로 한해의 농사를 마무리한다는 의미로서 조상님께 감사의 재를 올리는 것입니다.

물론 불교에서는 우란분절 이라고 하여 거꾸로 매달렸던 것을 바로 잡는다는 뜻으로 고통 받는 영가들을 천도시키는 의식을 봉행합니다. 이렇게 일주일을 사이에 두고 칠석과 백중을 함께는 것은 삶과 죽음을 함께 인식하며 살아가라는 가르침으로 받아들일 일입니다.

- 그러면 어떻게 해야 잘 살고, 죽음을 잘 맞이할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사랑하는 일을 위해서 살아갑니다.

결국 사랑 때문에 많은 것들을 추구하기도 하고 포기하기도 합니다. 사랑은 이렇게 소중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삶의 가장 소중한 일은 역시 사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합니다.

잘산다하는 것은 사랑이 풍요로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풍요로운 사랑 - 이것은 우리가 추구해야 될 길입니다. 부처님께서도 사랑의 네가지 방식인 사무량심(四無量心-, , , )을 강조하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불교를 자비(慈悲)의 종교며 사랑의 종교라고 말들 합니다. 사랑의 마음을 키우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합니다.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아름답게 가꾸어보십시오. 그럴 때 자존감이 생기고 자신에 대한 사랑이 싹트기 시작할 것입니다. 생각을 밝게 하며 살아가고 있는 나를 자각해 보십시오.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간다면, 그런 내가 얼마나 대견스럽겠습니까? 이런 나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내게 사랑이 풍부하다면 타인에게로 사랑이 흘러넘칠 겁니다. 내 삶이 소중하다고 여긴다면 다른 이들의 삶도 소중하게 생각되어 질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 모두 각각이 존중되어지고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그런 국가를 꿈꾸어 봅니다. 모두가 성장하고 소중하게 대우되어지는 그런 사회 말입니다. 그런 소중한 만남을 만들어 갈 것을 상기(想起)하는 마음으로 칠석(七夕)과 백중(百中)을 맞이할 일입니다.

견우직녀의 만남, 이것은 내면 마음세계와 외적 현실세계의 만남입니다.

가장 큰 사랑입니다.

 

 

알 수 없어요

한 용운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뿌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적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초선당에서 적경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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