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센터

기본 게시판 내용보기
12월의 편지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1-12-09 / 조회수 : 1669

12월의 편지


불자님들 안녕하셨어요?

세월이 참 빠릅니다. 벌써 음력으로 동짓달이네요. 나뭇잎들도 이제는 앙상하게 가지를 다 드러내고 있고요. 논도 밭도 다 비워내고 있습니다. 곳곳이 비워있는 느낌입니다. 월동 준비들은 다 하셨는지요? 봉인사에서도 신도님들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이틀에 걸친 김장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추운 계절이지요?

이 추운 계절에 자칫 우리 마음도 얼기 쉽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더욱 따뜻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존재의 구성요소는 연기(緣起)적 연관성입니다. 바꿔 말하면 삶은 관계라는 듯이지요.

부처님께서는 관계에 대해서 많은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한 사람의 의식 성장정도를 보려면 그 사람의 주변 관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부부간의 관계, 가족관계, 연인관계, 대인관계 등 우리의 삶은 관계입니다. 부부간에 좋은 도반으로 살고 있나요? 아니면 원수지간으로 살고 있나요? 간혹 원수도 되었다가 도반도 되고, 사랑도 하고 미워도 하며...... 왔다 갔다 하고 있나요?

삶을 잘 살기위해서는 사람과의 관계를 잘 맺어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할 수 있을 까요? 영원한 사랑이라는 말은 그저 말뿐입니다. 사랑은 변해 갑니다. 그러기에 사랑은 존중감으로 승화시켜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에 갖고 있던 고정관념들을 비우세요. 나무들이 잎을 떨구고 논밭이 비워지듯이 그렇게 비워보세요. 그러면 좀 더 자연스럽게 세상과 가족과 관계 맺기가 쉬워질 것입니다.

비우면 내 자신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드러납니다.

비우면 부처님의 자비 사랑이 나를 샤워해줍니다.

비운다는 것은 무엇이든 수용해 나간다는 의지이기도 합니다.

나의 입장을 부여잡고 있으면, 비워지지도 않고, 다툼이 생기고, 수용은 더욱 어렵겠지요.

비우지 못해 뭔가를 부여잡으려는 것은 물속의 물고기들이 물을 찾아 헤매는 것만큼이나 혼란스러운 일입니다. 자유로움은 사라지고 마음은 좁아지고 관계는 힘들어 집니다.

따뜻한 마음을 가져 보세요.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상대를 위해 기도드려보세요.

사랑은 이렇게 따뜻한 마음과 감사의 기원을 통해 자라납니다. 의식 성장이 함께 합니다.  따뜻한 마음 간직하기와 감사기도는 내가 할 수 있는 좋은 비움입니다.  지금 이 계절, 동짓달에는 이미 내 안에 잘 간직되어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개발시킬 때입니다.

대지(大地)는 모든 것을 비움으로서 생명력을 갈무리 합니다. 대지는 모든 것을 뿌리 내리고 성장하도록 허용하고 키워줍니다. 대지의 덕성(德性)을 배울 일입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나 자신에게 따뜻하며, 그 마음을 가족과 이웃에게 나눌 일입니다.

그리고 기원해 볼 일입니다.


- 기 원 -

나는 당신에게 대지(地)이고 싶습니다.

내게 뿌리내려 꽃피어나는 당신을 그리는 나는 당신의 기쁨이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물(水)이고 싶습니다.

당신의 타는 아픔을 풀어드리는 나는 당신의 감로수이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불(火)이고 싶습니다.

당신의 시린 가슴을 녹여 드리는 나는 당신의 열정이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바람(風)이고 싶습니다.

당신의 두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드리는 나는 당신의 사랑이고 싶습니다.

모든 신념과 생각을 넘어선 내 고향,

저 언덕에 피어난 진실의 꽃을 따다가 당신의 발아래 공양 올립니다

                                                      적경 두손모읍니다.

파일 첨부파일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다음글 : 2012년 1월의 편지
이전글 : 11월의 편지